최강욱 '암컷' 기사, 인요한 '나라님'보다 18배 많아

빅카인즈 검색…최강욱 361건, 인요한 20건

당정분리·삼권분립 부인 발언엔 관대한 언론

인요한 20건도 비판 아닌 '분석·따옴표' 기사

2023-11-23     이승호 에디터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7 연합뉴스

최강욱 361건, 인요한 20건.

23일 오후 12시 40분 현재, 빅카인즈 검색 결과를 보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 관련 기사는 361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나라님 발언’ 관련 기사는 20건이다. 발언을 ‘꾸짖는’ 사설도 최 전 의원은 12건, 인 위원장은 0건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책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사회자가 윤석열 정부를) 동물농장에 비유를 하는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발언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2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나라님’에 비유했다. “나를 자꾸 대통령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고, 김기현 대표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지 마라. (…) 나라님이다. 당대표는 거의 그 다음으로 중요할 것이다.”

 

빅카인즈

최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은 융단폭격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태반이 여성 비하를 했다는 비판으로 가득 차있다. 후속 비판 기사도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인 위원장의 ‘대통령은 나라님’ 발언은 슬그머니 사라진 형국이다. 관련 기사 20건도 비판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누군가의 말을 전하는 ‘따옴표 기사’나 ‘분석 기사’가 대부분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사이 수직적 관계를 개선해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에 “대통령은 나라님”이라며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혁신이 아니라 간신’이라고 비판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문화일보), “(나라님 발언은) 사실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험지출마 설득을 위한 발언일 수 있다는 해석이 여권 일각에서 나왔다”(디지털타임스) 같은 기사들이다.

심지어 나라님 발언을 야당 공격에 이용한 기사도 있다. “여당이 이제라도 건강한 당정 관계 혁신안을 내놓겠다니 다행이다. 이에 비하면 대통령도, 나라님도 없는 야당이 ‘숨 막힐 상황’이라는 건 분명 비정상이다. (…) 거대야당 민주당엔 제왕적 당 대표 이재명이 있다.”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 왼쪽 두번째가 최강욱 전 의원이다. 유튜브 나두잼 캡처

두 사람의 발언이 문제라면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 최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를 ‘설치는 암컷’으로 비유했다. 발언의 맥락을 보면 최 전 의원은 여성 일반을 비하한 게 아니라 ‘사인’ 김건희 씨를 비하했다고 보는 게 옳다. 발언도 한정된 공간의 북콘서트 방청객을 향한 것이었다.

인 위원장의 ‘나라님’ 발언은 국민의힘 당대표인 김기현도, 혁신위원장인 자신도 윤석열 대통령 밑에 있다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의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인 당정분리를 무시한 발언이다. 무게로 보면 한결 무거운 문제적 발언이다. 더군다나 한겨레 독자 더 나아가 국민을 향한 발언이다.

한국보다 먼저 대통령제를 채택해 발전시켜온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당정분리 원칙을 고수해왔다. 대통령이 당에 이런저런 정치적 간섭을 하지 못 하도록 막기 위해서다. 당정분리 원칙은 삼권분립 원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통령은 행정부 소속, 정당은 입법부 소속이다.

윤 대통령이 ‘나라님’이면 인 위원장과 김기현 대표는 왕조시대의 신하에 불과하다. 하기사 김기현 대표도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선 시기였던 지난 2월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거면 왜 여당을 하나”라며 당정분리는커녕 당정일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국민여론을 무시한 발언이다. 지난 1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8%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개입이 일어난다고 답하고 있다.

언론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 최 전 의원의 발언을 융단 폭격 수준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당정일체를 주장하며 삼권분립을 부인하는, 그리하여 민주주의의 원칙을 부정하는 인 위원장의 문제적 발언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다.

 

한편 국민의힘의 한 인사는 내년 총선에서 동두천 출마를 선언한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에게 젖소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사고 있다. 이 인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손 대표를 겨냥 “요즘처럼 개나 소나 ‘앗 젖소네’ 지역을 잘 안다는 사람 넘쳐나는 거 처음 보네. 이 지역 초등학교에 발이나 붙여봤으면서”이라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은 물론, 보좌진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어서는데 가만히 묵과하고 있는 김성원 국회의원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