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미국 일본총영사관·UN앞 핵폐수 반대집회
미국 간 야당의원·시민단체, 동포들 100여 명 모여
'꽃들에게 희망을' 저자 "한국은 해양투기 반대하라"
집회 참가한 하와이 주민 "태평양은 먹고 숨쉬는 곳"
일본에 항의…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태평양 장례식'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 투기를 중단하라!” 16일 오후(현지 시간), 동포들의 쩌렁쩌렁한 함성이 일본총영사관과 UN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일대에 울려 퍼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거의 100여 명에 이르렀다. 여지껏 있어왔던 미국 등 해외 동포들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집회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핵오염수 투기 중단을 위해 국제연대 활동에 나선 야당 의원들, 국내 시민단체 등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인 ‘꽃들에게 희망을’의 저자 트리나 폴러스 여사(92) 등 피부색이 다른 활동가, 전문가들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길 가던 현지인들도 여럿 참여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비판했다. 현장에서 집회 광경을 보고 즉석에서 참여한 하와이 주민 지지 마나위스 씨는 “나에게는 매일 먹고 숨 쉬는 곳이 태평양”이라고 호소하며 핵오염수 반대에 나선 한국의 야당과 시민사회에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30여 분간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집회를 끝낸 이들은 다시 유엔본부 앞까지 행진, 그곳에서 두번째 집회를 이어갔다.
뉴욕 집회는 해외 동포들이 연대해 8개국(미국, 영국, 독일, 호주, 스위스,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14개 도시(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보훔, 뉴욕, LA, 시애틀, 보스턴, 서울, 부산, 나고야, 자카르타, 시드니, 취리히, 에버리티스)에서 15~16일 이틀간 진행한 ‘글로벌 촛불집회’ 가운데 하나였다.
김영철 전국어민총연합회 회장,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이 시민사회를 대표해 뉴욕까지 날아갔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소속인 이용선, 이수진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
한편 동포들은 같은 날 오후 5~8시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태평양 장례식’도 치렀다. 바다를 죽이고 있는 일본에 항의하는 ‘장례식’이었다.
‘장례식’에는 코드핑크, 지구의친구들, 시토피아(Seatopia) 등 모두 10여 개 환경·반핵·평화 단체의 회원 100여 명이 문상객으로 참여했다. 상주는 시민단체 LA촛불행동과 현지 해양환경보호 단체 해양건강협동조합(Ocean Health Cooperatives)이었다. 이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인류와 다음 세대를 생각해서 지금이라도 해양 방류를 중단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뜨거웠던 현장의 사진들을 게재한다. 시민단체 해외촛불행동 회원 등이 촬영해 보내온 사진들이다. 여러 인사들의 발언도 함께 소개한다.
트리나 폴러스 환경운동가(‘꽃들에게 희망을’ 작가) “한국은 일본의 해양투기에 단호히 반대해 줄 것을, 일본은 해양투기 외의 다른 대안을 강구해줄 것을, 세계시민과 각국정부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요구를 지지해 줄 것을, 유엔회의는 각국을 설득하여 이 해양과의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를 모색해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
이븐 굿스타인 뉴욕 바드칼리지 부총장(기후정책 전문가) “일본은 바다를 핵폐수 투기장으로 사용하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고 있다. 미국정부가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라는 환경범죄에 맞서 중단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김영철 전국어민총연맹 집행위원장 “일본정부의 핵폐수 투기로 한국어민의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 인류공동의 바다가 방사능으로 신음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노력해달라.”
김춘이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공동운영위원장(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평화롭다는 뜻을 가진 태평양(pacific)에 야만의 핵폐수가 흐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지역의원, 연방의원, 주지사, 대통령, UN 및 관련 기관들이 일본 해양투기에 반대하도록 전세계 모든 단위에서 시민 촛불을 조직하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드슨강에 폐원전 오염수 방류를 금지한 뉴욕주의 사례를 참고해 이웃인 뉴저지주를 비롯한 미국의 주정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사고 폐원전 오염수 문제에 적극 대응해줄 것을 미국 정치인들에게 제안했음을 알려드린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의 근거가 된 IAEA의 검증평가는 정화장치 성능검증과 시료검증 정합성이 부재한 엉터리 검증이었다. 일본정부는 해양투기보다 더 안전한 원전오염수 처리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콘크리트 몰타르 방식, 대형탱크 이용 등 안전하게 육지에 보관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이 있다면 일본 정부의 불법적인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뉴욕 맨해튼 집회]
[산타모니카 태평양 장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