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은 자존심도 없나…일본맥주 7월 수입량 사상 최대
수입량 7985t 전년동월의 3.4배…수입액도 역대 2위
반도체 수출 규제로 갈등 시작된 2019년보다 더 늘어
어패류 수입 21%↓…4달 연속 감소 1천만 달러 하회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와 반발 주 원인
일본 강제징용 책임 이어 원전 등 환경 이슈 떠오르나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반발로 비롯됐던 일본산 불매 운동이 끝난 것인가?
지난달 일본 맥주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핵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로 일본산 어패류 수입량은 4개월째 감소하면서, 수입액도 23개월 만에 1000만 달러 아래로 줄어들었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7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7985t으로 전년 동월보다 239.0%나 증가했고,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이다.
일본 맥주 수입량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2019년 7월 5132t, 그 전년도인 2018년 7월은 7281t으로 올해 7월보다 적었다. 따라서 일본 맥주 수입량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전 국민적 반발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81.9% 증가한 677만 5000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규제 조치 직전인 2018년 7월(663만 9000달러)보다 그 규모가 컸다. 7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인 2017년 7월(706만 8000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이유로 2019년 7월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데 대한 반발로 국내에서 벌어졌던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사실상 종료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수입량의 35.5%를 차지하며 맥주 수입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다음으로 중국(3141t), 네덜란드(2696t), 독일(1881t), 폴란드(1639t), 아일랜드(843t), 미국(656t) 등 순이었다.
중국 칭따오 맥주와 네덜란드 하이네켄 맥주는 일본 맥주 불매운동 기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다시 역전됐다.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선 맥주와는 달리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지난달 2415t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줄었다. 이로써 4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입액도 959만 9000달러로 21.2% 줄어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어패류 수입액이 1000만 달러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8월(756만 8000달러) 이후 23개월 만이다.
어패류 수입량과 수입액은 활어와 냉장·냉동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의 어패류를 모두 합한 것이다.
일본 어패류 수입량, 수입액은 올해 1∼3월 석 달 연속 늘었다가 4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한 데 우려와 반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