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주택연금 가입 다시 사상 최대

상반기 신규 가입 8천건 넘어 2년 연속 신기록

올해 상반기 지급액도 사상 처음으로 1조 넘어

주택시장 침체 영향…고령화 따라 수요 늘어나

10월부터 공시가 12억까지 허용…증가세 지속

2023-07-24     유상규 에디터

집값이 하락 또는 정체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면서 주택연금 실적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가입자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지급된 연금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방식으로 매달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역모기지론의 일종으로 국가가 보증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주택금융공사가 2007년 도입했다.

 

주택연금 3종 세트.  출처 :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24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81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6923건) 대비 17.1% 급증한 것으로,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이다.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2019년 6044건에서 2020년 5124건, 2021년 5075건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6923건, 올해 8109건으로 2년 연속 급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만 4580건으로 2021년(1만 805건) 대비 34.9% 급증,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연금 지급액은 1조 1857억 원으로 작년 동기(8739억원) 대비 35.7%나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지급액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주택연금 가입 건수 및 지급액

주택연금 총 가입 건수(유지 기준)는 6월 말 기준 8만 9417건으로, 이들에게 그동안 지급한 연금지급액은 모두 8조 86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1633건으로 작년 동기(1916건) 대비 14.8% 줄었고, 사상 최대였던 2021년 상반기(2633건) 대비로는 38%나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집값 하락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연금 수령액이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정해지며, 일반형의 경우 가입 때 결정된 연금액은 변동되지 않는다. 따라서 집값 하락 국면에서는 조금이라도 일찍 가입하는 게 월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하다.

최근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는 해도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기는 어려워 주택연금 가입을 서두른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이 나온 지 15년이 지나 자리를 잡은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가입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연금은 가입하면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 8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월 1일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주택연금 홍보물이 놓여있다. 2023.2.1. 연합뉴스

주택연금 가입자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택연금 가입을 위한 보유 주택의 공시 가격 요건이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크게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오는 10월 12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12억 원 이하 주택'은 국토교통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시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공시가격과 시세 간 격차가 통상 3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 17억 원 정도의 집까지는 앞으로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처럼 주택연금 가입 요건이 완화되면 14만여 가구가 추가로 주택연금 가입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가입자 기준 주택연금 가입 주택의 평균가격은 3억 7100만원으로, 수도권이 4억 3400만 원, 지방이 2억 3700만 원이었다.

평균 월지급금은 117만 6000원으로, 수도권이 134만 3000원, 지방은 82만 2000원이었다.

지역별 가입자 비중은 수도권이 68%, 지방이 3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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