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대통령은 국민 수준의 발현…우리가 반성해야”
강원도 원주 봉산동성당서 12차 시국미사 열려
“손바닥 임금왕 자 효능 지금도 믿는 것 아닌가”
“질긴 놈이 이긴다. 쫄지마라”
“일본 만행 부화뇌동한 한국 집권층도 천벌 받을 짓”
양회동 열사 부인 “함께해 주셔서 감사”
유신독재에 저항하다 구속, 수감되면서 정의구현사제단 결성의 계기가 됐던 지학순 주교를 배출한 강원도 원주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미사가 열렸다.
12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봉산동성당에서 열린 ‘친일매국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 시국기도회’에서 이동훈 신부는 “이 정권은 그들 자신의 힘으로 만든 게 아니고 국민 절반이 선택한 정권”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 국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현주소”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개개인의 마음에 숨겨진 욕망이 최고 권력자의 모습으로 외현된 것”이라면서 “최고 권력자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깨닫고 반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이 정권의 법치가 진정한 법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의 존재 의미는 정의 실현”이라면서 “그런데 법 전문가가 장악한 통치의 방식에서 법이 추구하는 정의와 공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편은 모두가 무죄 판결을 받고 반대편은 탈탈 털어 먼지 조각이 나오면 침소봉대해 엄청난 큰 죄인으로 만든다”면서 “합리적 통치 방식이 아니라 고대 국가에서나 보는 기우제 정치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금왕자를 손바닥에 쓴 것이 효력을 발휘해 대통령이 됐다고 믿고, 되고 나서도 주술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주례를 맡은 박무학 신부는 윤 대통령의 고압적 자세를 비판했다. 박 신부는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면서 “제자들이 예수님 다음으로 누가 높으냐 다툴 때 예수님은 세상의 권력자들은 다른 사람을 힘으로 누르지만, 너희 중에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더니 자기가 가장 높다고 생각하면서 반대편 사람을 힘으로 누른다”면서 “정말 높은 사람이면 국민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또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이스라엘 백성의 예를 들며 윤석열 퇴진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가나안으로 들어갈 때 여리고성을 뚫고가야 했다”면서 “그때 하나님이 철옹성 같은 여리고성을 7바퀴 돌라고 했고 7번째는 뿔피리를 불고 손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7번째 되는 날 이스라엘 백성이 7번째로 여리고성을 돌면서 함성을 지르자 성벽이 와르르 무너졌다”면서 “우리가 부르는 함성이 하나님이 주시는 함성이라고 생각하고 힘차게 외치면 용산의 성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신부는 “검찰독재 살인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구호를 선창했다.
이어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성원기 강원대 명예교수가 연단에 올랐다. 성 교수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를 막기 위해 4년째 투쟁 중”이라면서 “건설 계획은 윤석열 정권을 빨리 끌어내려야 무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태평양에다 어마어마한 방사능 핵폐기물을 버리겠다고 한다”면서 “우물에 독약을 풀면 마을 사람들이 다 죽듯이 바다에 독약을 풀면 세상 사람들이 다 죽는다”고 말했다.
성년홍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은 결기를 갖고 끝까지 싸우는 자세를 강조했다. 성 신부는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다니니까 모든 사람이 저에게 괜찮냐고 물어본다”면서 “제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고 구호 외친 것밖에 없는데 왜 괜찮냐고 물어보겠냐”고 말했다. 이어 “저는 가진 게 없으니 털릴 게 없고, 힘이 없으니 뺏길 게 없다”면서 “왜 윤석열 퇴진이라고 말을 못하는가? 무서워서 못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질긴 놈이 이기고 끈질기게 다투는 사람이 이긴다”면서 “쫄지 마라. 겁먹지 마라”고 강조했다.
김한기 신부는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의 종이 되기를 마다치 않고, 분별없이 대만과 중국의 양안 관계를 간섭해 평화와 번영이라는 숙원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던 한국 경제를 끝장내다시피하고, 남북 화해와 평화의 다리를 끊어놓고도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매국 노선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으므로 다시금 퇴진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어 “헐벗고 배곯던 옛사람들도 바다를 더럽혀 가면서 저 살 궁리를 꿈조차 꾸지 않는다”면서 “자기의 더러운 것을 남의 밭에 부어 버리는 일본의 만행이야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놀아나는 한국 집권층의 부화뇌동 또한 천벌을 받을 짓”이라고 말했다.
시국미사에는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한 양희동 열사의 매형, 배우자, 형수, 누나 등 유가족도 참석했다. 배우자 미카엘라 씨는 “드릴 말씀은 없고 같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천주교 신자였던 양희동 열사의 49제를 추모하기 위해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미사를 열기로 했다. 다음 주 시국 법회는 19일 오후 7시 30분 충북 청주시 흥덕성당에서 열린다.
한편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도 1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윤석열 규탄 원불교 시국법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