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일꾼 ⑧] 가장 먼저, 가장 늦게까지…자원봉사단
집회장 안내, 라인잡기, 안전유지, 뒷정리 등
언제 어디서든, 회중 전후좌우 뭔가 하는 이들
50명 정도로 운영…집중집회면 일손 모자라
집회 현장에서 가장 수고하는 것은 역시 자원봉사단이다. 무대와 시민 참여 공간으로 나뉘어지는 집회 공간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부분의 진행과 관리를 모두 자원봉사단이 책임진다.
자원봉사자들은 집회 시작 3~4시간 전에 집회장에 모인다. 자원봉사자들의 임무는 집회 장소 안내부터 시작된다.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으로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집회장의 방향을 안내해주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집회장 부근에 다다르면 피켓과 유인물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고 나면 무대 앞 부분부터 차례대로 자리를 잡도록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마주친다. 그때 시민들이 자리를 잡을 때 기준이 되는 라인은 집회 시작 몇 시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해놓은 것이다. 그래서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이 자원봉사자들이다.
집회가 진행되는 중에는 구호를 외칠 때, 율동을 함께 할 때, 대형 현수막을 이동할 때와 같이 시민들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모든 순서에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 사이로 뛰어들어가 시민들을 이끌고 거들게 된다. 집회 진행 중에는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오른쪽으로 보나 왼쪽으로 보나 항상 뭔가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보게 된다.
자원봉사자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면서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 안전 유지다. 집회 인원이 늘어나면 경찰에게 요청해 차선을 더 늘려야 하고, 집회장 옆 인도와 골목에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집회가 끝나면 집회 장소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당연히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시민들이 집회에서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늦게 헤어지는, 집회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주역들이다.
자원봉사단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경찰의 '방해'다. 집회 시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경찰이 언젠가부터 '안전'보다는 채증 카메라를 들이대며 '단속'에 치중하고, 때로는 오히려 위험을 조장하기도 한다. 초반만 해도 협조적이던 경찰이 올해 들어서부터는 집회를 방해하는 행태가 부쩍 강해졌다.
집회 인원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차선을 더 개방해야 하는데도 끝까지 막고 서있는 바람에 시민들이 인도로 몰려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행진 때는 행진 대열을 끊고 차량을 통행시키는 일이 잦아졌다. 차량 통행이나 집회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들의 횡단보도 통행을 위해 행진 대열을 끊을 수는 있다고 해도, 선도 차량 단위로 끊지 않고 행진 시민들 사이를 끊는 바람에 혼란과 위험이 일어난다.
그럴 때라도 자봉단과 미리 소통하면 위험이 덜할 텐데 그런 것 없이 막무가내로 대열을 끊어, 행진하는 시민과 차량이 뒤섞이기도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이 행진하는 시민들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촛불행동 자원봉사단은 50명 정도의 인원으로 운영된다. 이 중 대부분이 첫 번째 집회부터 빠짐없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따라서 이제는 집회가 있을 때마다 별도의 교육 없이 간단한 공지사항만 공유하고 곧바로 봉사활동으로 들어간다. 평소 집회는 촛불행동 자원봉사단 만으로 진행하고, 월 1회의 '집중 집회' 때는 70~80명의 '딴지봉사단'의 도움을 받는다.
이무진 자원봉사단장은 "50명의 인원으로 집회가 가능하긴 하지만 할 일에 비해서 인원이 항상 모자란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를 겪은 이후 안전에 대한 주의가 더욱 커져 있는데다가 경찰의 방해도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자원봉사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단장은 "인원이 좀 더 있으면 틈틈이 돌아가며 쉬면서 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잠시도 쉴 틈이 없다"며 "더 많은 시민들게서 자원봉사에 참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아래 링크에서 신청하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