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적절치 않다"
윤 대통령 사흘전 만찬발언에 화답
김기현 "간첩 발본색원 대책 적극 검토"
주호영 "거기에 맞는 제도 빨리 설계"
당 차원 특별위원회 구성에도 착수
국민의힘 지도부가 16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간첩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그 대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북한 간첩단이 곳곳에서 암약하는데 문재인 정권은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기 위해 법을 개정했다”며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게 적절치 않다면 거기에 맞는 제도를 여야 간에 빨리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맞춰 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대표 등 신임 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 자리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잘못됐으며, 대공수사는 하루이틀 해서 되는 게 아니라 5년, 10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도 “(대공수사는)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미 구체적인 프로그램까지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최근의 ‘간첩단 사건’과 관련,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었던 대공수사권은 그대로 국정원이 갖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은 2020년 12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했다. 과거 국정원의 사건 조작, 정치 개입, 인권 침해 등의 폐해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계속 갖고 가게 되면 윤석열 정부내내 공안정국 속에 ‘간첩 사건’도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