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이크 잡은 오창익 "싸우는 창 되고파"
유튜브 '오창익의 창'…매주 월·수 업데이트
"윤 정권 독선에 안 된다는 목소리 보태려"
최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에서 하차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다시 마이크 앞에 앉았다. 이번엔 유튜브 ‘인권연대 TV’다. 프로그램 이름은 ‘오창익의 창’이다. 우선 매주 월·수요일에 새로운 콘텐츠를 올릴 계획이다.
오창익 국장과의 전화 인터뷰는 7일 오후가 돼서야 성사됐다. 전날부터 문자로 요청했지만, 그는 여전히 강의 등 일정으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 국장은 6일 ‘검사 출신이 만사형통일 수는 없다’는 내용으로 첫방송을 시작했다. 다른 소재도 많았지만 첫방송인만큼 검찰공화국의 민낯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상근전문위원으로 한석훈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부장검사 출신이고요. 게다가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행보를 보였던 사람입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정순신 전 검사를 임명한 것처럼 이상한 인사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은 정권의 입맛대로 운영하면 안 되기에 독립성이 중요합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오늘과 내일을 기약하는 중요한 문제라 전문성도 중요해 보건복지부는 법적인 결격 사유가 없다는 말만 합니다. 납득할 만한 설명은 아닙니다. 뭐든 검사 출신이면 만사 형통일 수는 없습니다. '오창익의 창’입니다.
-첫 꼭지를 보니 검찰 출신 한석훈 변호사 얘기더라.
“뭐든지 검사 출신들이 하겠다는 게 말이 되나. 특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같은 곳은 기본적으로 독립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한석훈 변호사는 독립성도 전문성도 충족 못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박근혜 탄핵은 잘못’이라는 글을 쓸 정도라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우리의 미래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운영을 맡기나.”
-그 얘기를 첫 꼭지로 삼은 이유는 시의성도 있지만 ‘검찰공화국의 민낯’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추측했다.
“사실 그런 의도도 있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공화국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 매일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정순신 전 검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내일 두 번째 방송을 내보내야 할텐데, 염두에 두신 소재가 있는지.
“아직 없다. 지금 윤석열 정권에서는 뉴스거리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소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인권운동가에게도,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에게도 결국 무기는 말 아닌가. 평소 말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고 들었다.
“어떤 상황이든 말은 기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한다. 말은 상대에게 하는 것이니 상대가 있어야 한다. 말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거나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없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은 말이 아니다. 또 말에는 메시지를 담아야 하고, 그 메시지는 잘 다듬어야 한다. 특히 운동가·활동가들에게 유일한 무기는 말이다. 말로 싸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성토의 언어가 필요하고, 어떤 경우에는 설득의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돈은 없지만 대신 말과 글이 있다. 그래서 나같은 활동가들에게 말은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평화방송에서 방송을 하다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았나. 그때 ‘오창익의 창’이라는 짧은 방송 칼럼을 꼭지로 진행했는데 다시 듣고싶다는 분들이 많았다. ‘다른 무대에서라도 하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있어서 하게 됐다. 또 하나는, 지금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굉장히 위험천만하지 않나. 독선과 독단의 길로 치닫는 정권이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목소리 하나라도 보태자는 심정이다.”
-‘창’을 창(窓)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더라.
“하하, 많다. 창성할 창(昌)이다. 오창익이라는 이름 가운데 들어간 그 창이다. 내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 도산 안창호(安昌鎬) 선생 같은 인격자가 되라고 창이란 글자를 넣어주셨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창’을 여러 의미로 쓰고싶다.”
-‘창’에 의미를 더 담고싶다는?
“이를테면 벽에 낸 문도 창(窓)이고 사람을 공격하는 무기도 창(槍) 아닌가. 앞의 창으로는 세상과 소통하고, 뒤의 창으로는 반인권 세력이나 적폐 세력들과 싸우고싶다.”
오창익 국장은 지난달 초 평화방송 ‘오창익의 뉴스공감’에서 하차했다. 방송국 측은 “프로그램 부분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보도국이 내린 판단”이라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그의 ‘진보적’ 방송을 못마땅해 하던 모 주교의 입김 때문에 방출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 주교는 특히 함세웅 신부의 출연을 문제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2의 김어준 사태’ ‘언론 탄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는 “발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발언은 “사회적 발언, 정치적 발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