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불평등 수준, 일제 강점기1930년대와 흡사한데…
자고나면 더 벌어지는 빈부격차 끝이 없다
눈에 보이는 GDP만 늘어나면 잘 사는 것인가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미국 맥도널드 빅맥 가격이 2019년 대비 40%나 비싸졌다. 이젠 서민이 쉬이 찾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실제로 가난한 서민들의 매장 방문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그런데도 올해 2분기 맥도널드 매출도 전년 대비 5%나 증가했다. 서민 대신 고소득층 방문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3%대 상승 중이다. 이 3%가 가난한 서민에겐 살인적인 숫자다. 바이러스가 지구를 덮쳤을 때 이미 물가가 미친 듯이 올랐다. 그 미친 물가에 3%가 더 얹어지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 3%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가난한 서민은 이젠 맥도널드에 가질 못한다. 배가 고픈데도 끼니를 굶고 있는 것이다. 하루 2끼 건강 다이어트를 강제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 정부는 장기 셧다운이다. 이젠 푸드 스탬프도 받을 수 없다. 정말 쫄쫄 굶어야 한다. 자식들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신용카드라도 써야 한다. 그런데 그 카드 값을 매월 다 갚지도 못한다. 서민들 대부분 매월 조금씩 갚는 것이 이른바 리볼브 상환이다. 높은 금리는 그 이월 잔액에 무시무시한 연체 이자를 부과한다. 정상적인 상업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이자율만 20%가 넘는다. 90일 이상 신용카드 연체율이 올해 2분기 12.2%로 2011년 이후로 가장 높다. 이젠 하루 한 끼도 사치일지 모른다.
반면에 델타항공의 넓은 프리미엄석 매출은 5% 넘게 증가했다. 초호화 고급 호텔에도 명품을 휘갑한 사람들이 방문이 크게 증가했다. 명품 가게와 고급 자동차 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밤마다 파티장에는 고급 위스키와 와인, 음악이 넘쳐흐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했는데, 전 지구가 돈을 풀었다. 종이 화폐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미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무려 11조 달러를 세상에 뿌렸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경 5천조 원이 넘는다. 갈 곳 없는 돈은 부동산과 주식 가격을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렸다. 가난한 서민들이 밤새 일을 해도 부자들의 자산 가격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풀어놓은 돈들이 서민들의 햄버거 가격도 끌어올렸다. 비싸진 생활물가와 비싸진 대출이자는 오롯이 가난한 이들의 몫이다.
그렇게 불평등은 자고나면 더 크게 벌어지고, 가난한 서민은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어졌다. 그사이 미국 뉴욕에서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고 외친, 이방인 출신의 젊디젊은 무슬림 청년이 시장으로 당선됐다. 그것도 뉴욕시장이다. 우리로 치면 서울시장이다. 지금까지 지구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나라의 모습이다.
우리라고 다를 게 없다. 바이러스가 똑 같이 창궐했고, 우리도 똑같이 돈을 마구 풀었다. 이젠 강남의 웬만한 아파트 몸값이 50억이다. 엄청나게 풀린 돈과 높은 금리는 부자의 주머니를 쉬지 않고 채운다. 작은 나라라 무시하지 마시라.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매출이 5조 원에 이른다. 연매출 1조 원 이상 되는 백화점 매장도 무려 12개로 늘었다.
이 와중에 술만 마시던 계엄 수괴는 대통령 때 부자들의 주머니에 돈다발을 들이부었다. 덕분에 나라 살림은 완전 거덜이 났다. 2년 동안 터진 세수 결손 규모가 80조 원이 넘어갔다. 이 돈 모두 부자들 주머니를 채운 돈이다. 2022년에 400조 원에 달했던 국세가 불과 2년 만에 334조 원으로 줄어들었다.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공공요금을 죄다 올렸다. 전기료, 가스비, 교통요금까지. 서민은 어떡하냐고? 걱정 마시라. 그래서 ‘긴급생계비 대출’을 마련했다. 50만 원씩 빌려주겠다. 줄을 서시라. 이자는 아주 싸게 15.9%다. 그 이자 잘 갚으면 추가로 무려 50만 원이나 더 빌려줬다.
눈물 나게 고마운 조치였다. 그래서인가 지금도 길거리 나가보면 서민들이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고 있다.
그들이 ‘윤어게인’을 외치는 사이, 우리 국민 0.9%가 가진 금융자산이 2830조 원에 이른다. 그 규모는 해마다 팍팍 증가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그 0.9%가 가진 부동산 자산도 2800조 원에 달한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올인 부동산 민족' 아닌가? 목구멍까지 다 차서 더 찰 것도 없어 보이는,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이 작년에 비해 무려 10%나 늘어났다. 서울만 따지고 보면, 상위 0.1%의 평균 소득이 하위 10%에 비해 무려 3000배에 이른다.
세상은 이렇게 미쳐가는데, 한쪽 아스팔트 위에선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고, 다른 아스팔트 위에선 어르신들이 폐지를 줍는다.
전 세계가 다시 금리를 내릴 준비를 한다. 다시 종이 화폐를 마구 찍어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그냥 현금이 쓰레기가 된다는 소리다. '버블'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현금이 쓰레기 되기 전에 얼른 뭐든 사야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금이든, 뭐든... 그렇게 또 자산 가격은 미친 듯이 올라간다. 경기가 죽어서, 서민 경제가 힘들어서 금리를 내렸는데 다시 부자들 주머니만 무섭게 부푼다. 풀린 돈이 밀어 올린 생활 물가는 오롯이 가난한 서민들 몫이다. 이런 지옥이 없다.
우리는 다르다고? 최근 M2 증가율을 보시라. 미국의 6~7배에 달한다. 세계불평등 연구소(WIL)라는 곳이 있다. 이 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평등 수준이 계속 나빠져 지금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수준이다. 만족하시는가? 틈만 나면 일제 강점기를 그리워하는 뉴라이트 여러분들.
이재명 대통령이 남아공 G20 정상회의를 다녀왔다. 수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번 G20의 공식 의제가 2년 연속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사실은 눈을 씻고 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작년 브라질 G20에서는 주크만 UC버클리 교수의 세계 초부자들의 자산에 2% 부유세를 걷자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올해는 노벨경제학상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나섰다. 그는 경고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경제 불평등은 커져 갈 것이고, 결국 그 경제 불평등이 민주주의도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제가 성장하고, 무역수지가 늘어나고, 경상 수지가 늘어나면, 그래서 눈에 보이는 GDP만 늘어나면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내일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수많은 조란 맘다니가 나타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