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선거] ④맘다니, 부시장도 이민자 출신 임명

레바논 출신 딘 풀레이한…부인은 한국계

다문화·다인종·다계층 뉴욕시 향한 첫 발

정부 예산과 재정 관계 전문가 50년 경력

맘다니에 대한 의구심 잠재울 테크노크라트

젊고 경험 없다는 반대 여론에 대한 메시지

2025-11-13     이길주 시민기자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자(왼쪽)는 딘 풀레이한(오른쪽)를 제1 부시장으로 임명했다. 50년 경험을 가진 정부 예산 재정 전문가이다. 맘다니 당선자의 진보적 정책을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DRM News 유튜브 화면 캡처)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가 다문화, 다인종, 다계층을 아우르는 뉴욕시정을 향한 첫 발을 뗐다. 11월 10일 (뉴욕 시각) 맘다니 당선자는 제1 부시장으로 딘 풀레이한(Dean Fuleihan)을 임명했다.

풀레이한 부시장 임명자는 맘다니 시장 당선자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부모는 레바논계 출신 이민자이고, 부인은 한국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중에 부부가 이민자 가정 출신이란 사실에 대해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맘다니 당선자는 그의 선거 공약대로 이민자의 도시로 불리는 뉴욕 시민들의 모습과 시 정부를 다르지 않게 꾸미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풀이된다.

풀레이한 임명자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미국에 온 부모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는 삶의 가치를 배웠다고 전했다. 자신의 가정이 이민자가 겪는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힘은 희망이었다며 모든 뉴욕 시민과 희망을 공유하는 맘다니 정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한국계 부인도 미국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이민자의 삶을 이해하고 있음을 전했다.

 

완전히 새로운 뉴욕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맘다니 당선자는 발 빠르게 새 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지난 4일 승리가 확정된 후 그의 상징이 된 오른손을 가슴에 얹는 제스처를 하면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맘다니 당선자는 자신보다 40세가 더 많은 올해 74세의 풀레이한 임명자를 '50년 경력의 누구나가 인정하는 시 행정, 특히 재정 부문 전문가'로 치켜세웠다. 시 정부 운영에는 물론, 시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주정부와의 협력 관계 형성에도 풀레이한 임명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풀레이한 임명자는 뉴욕주 소재 알프레드 대학(Alfred University)과 시러큐스 대학에서 경제학과 공공 회계학(Public Finance)을 공부하고 수십 년 동안 뉴욕주 하원에서 예산 관계 분석가로 일했다. 2013년 빌 더블라지오 시장 때 뉴욕 시장실 예산관리국장(Director of the New York City Mayor's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과 제1 부시장을 지냈다.

 

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파크의 대형 지구본 조형물인 유니스피어 앞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가운데)이 인수위원회 주요 간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맘다니 당선자는 풀레이한 전 부시장을 7년 만에 다시 같은 자리에 등용해, 자신의 진보적 정책들을 재정 면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가가 포진해 있음을 드러냈다. 반대자들은 무료 버스, 보편적 보육, 공공주택 건설 같은 정책안에 대해 재원 마련이 어려워 빈 약속으로 끝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또 뉴욕시를 이끌기에는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비난을 어느 정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를 등용했다고 평가한다.

풀레이한 임명자는 한 인터뷰에서 맘다니 시장 당선자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는 스타일이라며 그의 진보적 정책안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정책안의 실현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입장을, 인내심을 갖고 듣는 장점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이 정책 대화가 시정으로 가는 길에 예산, 재정 부문을 맡아달라고 한 맘다니 당선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풀레이한 임명자는 맘다니 시정의 예산 정책이 어떻게 다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단순화(simplifying)”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엄청난 규모의 뉴욕시 재정 집행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투명성(clarity)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지만, 결국 손을 놓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한 풀레이한 임명자는 뉴욕시의 예산 집행 과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단순화와 명확성을 확보하면 투명성이 정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을 통해 시정에 대한 신뢰(trust)가 생기고 그러면 맘다니 시장의 말과 공약이 힘이 되어 뉴욕 시민의 삶을 바꾸어 놓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보였다. 풀레이한 임명자는 결국 정치와 행정의 최종 목표는 책임 이행(accountability)이라며 이를 위해 맘다니 정부는 뉴욕시민들의 “압력”을 부담이 아닌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 당선자는 내년 1월 1일 인구수 8500만, 공무원 수 30만, 일 년 예산 1159억 달러 규모의 뉴욕시 최고 행정 책임자로 공식 취임한다. 한편, 그는 인수 위원회 간부진을 남성 없이 모두 다섯 명의 여성으로 구성해 주목을 끌었다.

 

맘다니 당선자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작은 공산주의자로 폄훼하며 적개심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뉴욕 시민들의 삶을 향상하기 위해서라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중앙)이 맘다니 당시 후보를 비난하는 장면. (Fox 5 New York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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