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프레임 고집하는 조선일보의 위선 

참사의 본질과 책임 흐리는 패륜적 행위

2025-11-10     이득우 언소주 회원

"본지는 작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이 숨진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이태원 참사‘’이태원 핼러윈 참사‘라는 표현 대신 ’핼러윈 압사 사고‘ 또는 ’핼러윈 참사‘라고 표기하기로 했음을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이태원‘이라는 지역명을 계속 사용할 경우 이태원 주민들이 받게 될 고통을 고려하고 조속한 일상 회복을 바라는 차원입니다." 

'방가조선일보'가 지난 2022년 10월 29일에 국가 부재의 상태로 서울 이태원에서 어이없는 참사가 발생한 지 겨우 한 달 남짓 지난 2023년 1월 7일에 공지했던 내용이다. 참사에서 어이없이 희생된 분들과 유족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겨우 안타까운 사고라는 말 한마디로 뭉뚱그린다. 대신 이태원 주민들이 받게 될 고통을 언급하며 조속한 일상 회복을 바란단다. 참으로 악의적이다. 이태원 주민들을 끌어들이며 유족들을 조롱하는 교활함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교묘한 프레임으로 마치 시민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려는 비열한 짓이다. 

참사 당시 윤석열과 김건희를 비롯한 내란 세력이 대응하는 방식은 기괴하기만 했다. 시민들이 애도할 자유조차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신적인 분위기로 흉흉한 장면까지 연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마약 투약설 등의 악의적인 소문으로 핼러윈이라는 젊은이들의 축제와 연결하려는 사악한 음모를 시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가조선일보가 나서 '핼러윈 참사'라고 단정한 것은 마땅히 주목의 대상이다. 방가조선일보가 일제 강점기 이래 보여왔던 야비한 처세를 생각하면 예사로 보아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건이다. 지금도 윤석열 내란 세력을 음으로 양으로 두둔하는 집단도 방가조선일보다.  

방가조선일보는 사랑하는 가족을 허망하게 잃은 유족들의 일상 회복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 당시 핼러윈이란 말이 윤석열 내란 세력에 의해 얼마나 악의적으로 사용되었는지를 뻔히 알면서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은 윤석열 악마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유족들을 조롱하며 폭식 퍼포먼스를 벌인 일베들과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방가조선일보가 얼마나 패륜적인 집단인지를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신문사가 특정 사건에 대해 보도 방향을 정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밝히는 것이야 나무랄 일이 아니다. 다만 핼러윈 참사라는 작명에 대해 방가조선일보 내부에서 단 한 사람의 이견도 없었다면 그 조직은 이미 인간성을 상실한 야수 집단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입장을 얼마나 배려하는가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방향 설정 즉 프레임이 이른바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나 책임 소재를 가리는데도 미치는 심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언론은 이런 질문에 대해 진실하게 답해야 할 의무를 진다. 10.29 참사에서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할 대상은 희생자와 유족이다. 방가조선일보는 핼러윈이란 악마적인 어휘를 동원하며 이들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잔인한 2차 가해라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누군가 비극적인 죽임을 당했을 때 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산 자가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진정한 애도이다. 애도를 향한 첫걸음은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존중이다. 그들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잠시 세상을 같이했던 사람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다. 이런 점에서 핼러윈데이를 고집하는 방가조선일보의 태도는 패륜적이다. 상처를 다독이며 덮어주기는커녕 그 아픔을 헤집어서 또 다른 생채기를 내는 짓이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악마적 행위인 것이다. 

 

이태원 참사를 '핼러윈 참사'로 이름 붙이고 있는 조선일보의 10월 30일자 기사. 

2025년 10월 23일, 10.29 참사에 대한 정부 합동 감사 TF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근 집회 관리에 경비 인력이 집중되었고, 이태원 일대에는 참사 당일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은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다는 발표를 했다. 경찰과 용산 구청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재난 대응에 실패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그들이 제대로 대응만 했으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따라서 핼러윈이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식의 논리는 근거를 잃게 된 것이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마땅히 핼러윈 참사라는 호칭을 통한 음모를 멈춰야 한다는 뜻이다. 

이참에 사회적 참사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피해의 규모나 성격으로 보아 전 사회적인 관심과 해결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라고 부르는 것도 받아들일 만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국가 공권력의 무능이나 태만으로 인한 인위적인 재난을 마치 사회라는 말로 뭉뚱그려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크다. 세월호 참사나 10.29 참사는 명백하게 국가 공권력의 부재로 인한 재앙임을 고려할 때 적어도 간접적인 국가 폭력이라고 부르고 책임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방가조선일보는 이승만 띄우기에 광분하고 있다. 이승만 정권을 평가할 때 3.15 부정선거와 민주주의 훼손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가 국가 공권력을 동원하거나 사주하여 무수한 자국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만을 위하여 국가 폭력을 공공연히 행사하는,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그럼에도 이승만이 민주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정도가 문제였던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흉계가 엿보인다. 이승만을 숭배하는 자들이 교묘하게 묻어버린 국가 폭력은 박정희, 전두환에게 전수되었다. 알코올중독자로 의심되는 윤석열이 내란에서 시도하려 했던 자국민에 대한 살상 시도 의혹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명(正名)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다. 본질을 짚었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펼쳐진다는 말이다.  

방가조선일보는 참사 3주기인 지난 10월 29일에도 사회적으로 약속된 ‘10.29 이태원 참사’라는 용어를 거부하고 ‘핼러윈 참사’를 고집했다. 1등 지상주의에 찌든 경쟁주의자의 비열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실력이 바닥난 자가 민낯을 은폐하기 위해 엽기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며 이웃을 무참하게 짓밟아버리는 방가조선일보의 DNA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하나는 꼭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방가조선일보는 10.29 이태원 참사 3주년이 되는 날에 이런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보상금 생각에 싱글벙글... 무안 참사 유족에 모욕 글 쓴 40대’“ 눈앞에 두고도 믿기지 않는다. 이태원 주민의 ‘고통을 고려하고 조속한 일상 회복을 바라는 차원에서’ 이태원 참사 대신 핼러윈 참사를 쓰겠다는 방가조선일보가 뻔뻔하게 ‘무안 참사’를 제목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위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2022년 10월 29일에는 윤석열 내란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핼러윈 참사’가 아니라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매년 핼러윈 데이가 아닌 10월 29일에 희생자를 정성스럽게 추모할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방가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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