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협상 효과…대통령 지지도 57%→63%

[한국갤럽] 긍정 평가 이유 '외교' 23%→30%

APEC 정상회의 '국익에 도움' 74%, '도움 안 됨' 13%

한미 관세 협상, ‘정부 잘해 왔다’ 55% ‘못했다’ 26%

2025-11-07     강기석 에디터

한국갤럽의 주간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일주일 새 6%P나 올랐다. 지난주에 끝난 아펙(APEC) 정상회의와 한미 관세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첫째 주(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응답자 이념성향: 보수 288명, 중도 313명, 진보 280명)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2점 척도, 재질문 1회), 63%가 긍정 평가했고 29%는 부정 평가했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지난주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57%였다. 갤럽조사에서 다시 60%를 넘은 것은 대략 한 달 반 만이다.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6%), 성향 진보층(88%), '잘못한다'는 국민의힘 지지층(67%)과 보수층(56%)에서 두드러진다. 중도층은 72%가 긍정적, 21%가 부정적으로 봤다. 연령별로 보면 40·50대에서 긍정률 70%대, 30대와 60대에서 60%대, 20대와 70대 이상에서 약 50%다.

 

긍정 평가 이유 ‘외교’ 압도, 부정 평가는 여전히 ‘도덕성’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수' 기준 630명, 자유응답) '외교'(30%), '경제/민생'(13%), 'APEC 성과', '전반적으로 잘한다'(이상 7%), '직무 능력/유능함', '서민 정책/복지'(이상 4%), '추진력/실행력/속도감', '주가 상승'(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288명, 자유응답)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14%), '외교'(11%), '친중 정책/중국인 무비자 입국', '경제/민생'(이상 7%),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재/독단'(이상 6%), '부동산 정책/대출 규제',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이상 5%) 등을 이유로 들었다.

'외교'와 '관세 협상'은 지난주부터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 자리해, 경주 APEC 정상회의(10/27~11/1)와 한미 관세 협상에 집중된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주 긍정 평가 이유에서는 '외교, APEC 성과' 언급이 늘었고,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그보다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 지적이 최상위에 올랐다. 이는 최근 여당이 추진하다가 중단한 일명 '재판중지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주 APEC 긍정 이유 '관세 협상, 국가 홍보, 핵추진 잠수함'

지난주 경주에서 진행된 APEC 정상회의가 우리나라 국익에 어느 정도 도움됐다고 보는지 물었다(4점 척도). 그 결과 '매우 도움됐다' 49%, '약간 도움됐다' 25%, '별로 도움되지 않았다' 7%,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 6%로 나타났다.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즉, 유권자 넷 중 세 명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국익에 도움됐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성향 진보층에서는 91%, 중도층 83%, 보수층 60%, 그리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50%가 도움됐다고 평가했고, 대통령 부정 평가자에서만 긍·부정론(42%·40%)이 비슷했다. (지난 8월 미국에서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여론은 '우리 국익에 도움됐다' 58%, '도움되지 않았다' 23%였다. 당시 긍정 평가 이유로는 '관세 협상·소통 선방, 관계 강화', 부정 평가 이유로는 '실익 없는 저자세 외교' 등의 언급이 많았다.)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국익에 도움됐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745명, 자유응답) '대미 관세 협상 성과'(18%), '국가 홍보/국격 높임'(12%), '핵추진 잠수함 승인'(9%), '경제에 도움', '각국 정상과 만남'(이상 7%), '국가 간 교류', '엔비디아 AI 협력/GPU 확보'(이상 6%) 등을 답했다.

 

APEC 정상회의가 국익에 도움되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134명, 자유응답) '구체적 성과 없음'(24%), '관세 협상 잘못됨/미국에 퍼주기'(16%), '관세 협상 내용 불투명'(12%), '외교 잘못됨'(5%), '진실하지 않음/보여주기식'(4%) 등을 언급했다.

대미 무역협상, 국힘당 지지층 60% ‘잘못했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관세, 대미투자 등에 관한 협상을 해왔다. 우리 정부의 대미 무역협상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는 '지금까지 잘했다' 55%, '잘못했다' 26%다(의견 유보 18%). 성향별 '잘했다'는 응답은 진보층 77%, 중도층 61%, 보수층 37%다. APEC 정상회의는 대체로 국익에 도움됐다고 봤지만, 대미 무역협상에 임한 정부 평가에서는 진영 간 견해를 달리했다. 민주당 지지층 83%는 긍정적, 국민의힘 지지층 60%는 부정적이다.

정당 지지도는 8월 중순 이래 큰 변화 없어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힘 26%, 무당층 24%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힘 26%,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각 4%,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4%다. 8월 중순 이후 여당 지지도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중반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67%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에서는 59%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16%,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2%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서울의 민주당, 국민의힘 지지도가 각각 31%, 32%로 비슷했지만, 이번 주는 47%, 18%로 차이가 크다. 수치상 이런 급변이 발생했을 때 오류의 근거로 삼아 폄훼하는 것도, 실제 민심의 변화로 맹신하는 것도 모두 섣부른 접근이다. 소표본에서 불가피한 오차로 여겨 판단 유보하고 이후 몇 주간 추이를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

 

갤럽의 전국 단위 주간 지표로는 안정적이라 할 수 있지만 지역별, 연령별 등 세부 특성별로는 표본수(사례수)가 많지 않아 매주 수치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 예컨대 이번 주 전국 1002명 조사에서 서울 182명(조사완료 사례수) 기준 표본오차는 ±7%포인트(95% 신뢰수준)다. 서울의 민주당 지지도 47%는 같은 방식으로 100번 조사했을 때 95번쯤 최저 40%에서 최대 55% 사이로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하는 추정치다. 지난 10월 통합(3~5주) 민주당,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국(3003명) 기준 41%, 25%, 서울(562명) 36%, 26%였다.

안보 관계 주요국: 미국 71%, 중국 16%, 일본 2%, 러시아 1%
경제 관계 주요국: 미국 67%, 중국 22%, 일본·러시아 각각 1%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주변국(미·중·일·러, 국가명 로테이션) 중에서 어느 나라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71%가 미국, 16%는 중국을 선택했다. 일본은 2%, 러시아 1%, 이외 나라(자유응답, 대부분 '북한') 1%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다섯 차례 조사에서는 미국 50%대, 중국 30%대였으나 2019년부터 미국 중시 기조가 강해졌고 2021년 이후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최우선시된다. 연령별로 보면 미국은 20대(87%), 중국은 50대(27%)에서 상대적으로 높다. 2019년 대중 관계 경색 이후 옅어지긴 했지만,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당시 40대(현재 대부분 50대)가 유달리 미국과 중국을 비슷하게 중시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위한 관계 주요국은 미국 67%, 중국 22%, 일본, 러시아 각각 1%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2022년, 2023년, 2024년 조사에서는 미국 51~55%, 중국 35~39%였는데, 올해 8월과 11월 두 차례 조사에서는 미국 중시가 10%포인트 넘게 증가하고 중국은 그만큼 감소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 기조 강화, 고율 관세 등에 따른 인식 변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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