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침체 지속…청년층 취업자 22만 명 급감

8월 취업자 증가 16.6만 명, 3달째 10만 명대

30대 '쉬었음' 역대 최고…40·50대도 취업난

고령층 40만 명 늘었지만 저임금 일자리 위주

제조업 14개월·건설업 16개월 연속 감소 심각

2025-09-10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고용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는 20만 명 이상이 급감했고, '쉬었다'고 답한 30대는 8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고령층 일자리는 늘었지만, 상당부분 생활고에 기인한 것이어서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세는 여전했고 건설업도 고용한파가 지속됐다.

8월 취업자수 16만 6000명 늘어…증가폭 석달째 10만명대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96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 6000명 증가했다. 3개월 연속 10만 명대 증가폭이지만, 6월 18만 3000명, 7월 17만 1000명보다 소폭 둔화한 수치다. 지난 5월(24만 5000명) 20만 명 선을 웃돈 것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매달 10만 명대에서 맴돌고 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3%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9%로 0.1%p 높아졌다. 실업자는 59만 2000명으로 작년보다 2만 8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0%였다.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괄하는 경제활동 인구는 2955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 4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 참가율은 64.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증감추이

청년층 고용 한파 매우 심각해… 고령층만 일자리 늘어 

연령별로 들여다보면 청년층의 '고용 한파'는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15~29세 청년층 일자리는 무려 21만 9000명 줄었다. 40대(-7만 3000명)와 50대(-3만 8000명) 고용도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만 40만 1000명 늘었다. 고령층 일자리는 저임의 일자리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통상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 늘어난다고 해서 반가운 일이 아니다.

전체 고용률이 상승한 것과 달리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1.6%p 하락하면서 45.1%로 떨어졌다. 16개월 연속 하락세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되고 수시 채용으로 가면서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졸업하고 1년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비중이 작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4일 서울의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7.24. 연합뉴스

'쉬었다'고 답한 30대 8월 중 역대 최대

한편 비경제활동인구(1622만 명)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64만 1000명으로 7만 3000명 증가했다.

눈에 띄는 건 30대다. 30대 쉬었음이 32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9000명이나 늘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8월 기준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20대 쉬었음 인구는 43만 5000명으로 3000명 감소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미해지고 이직·전직이 활발해지면서 30대 쉬었음이 일시적으로 불어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상으로는 20대 연령층이 30대로 넘어가면서 '쉬었음'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장주성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정년연장이 이뤄지면 청년 일자리에 더욱 충격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서 정년연장의 세부적인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대상생형 정년연장 방안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는 구직자. 2025.4.9. 연합뉴스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한파는 현재진행형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부진이 이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 1000명 줄면서 14개월째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도 13만 2000명 줄면서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황 부진이 계속되는데다 대외적으로 미국발 관세 악재가 지속하는 흐름을 보이는 터라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이 회복되기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장주성 과장은 "건설 쪽은 종합건설 분야에서 보완되면서 연말 이후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제조업은 소비 및 기업심리가 개선되는 플러스 요인과 대미 통상불확실성의 마이너스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수부문의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 취업자는 지난해 8월과 동일한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좋지 않았던 도·소매업은 지난 6월부터 회복되는 모습이고, 숙박·음식쪽도 7만 1000명 감소(7월)했다가 ‘보합’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회복에 더해서 이재명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효과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30만 4000명 늘었다. 갈수록 고령층 돌봄수요가 늘어나는데다 노인 일자리 정책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가장 좋은 일자리는 제조업에서 나오는 법인데 미국발 통상전쟁과 4차 산업혁명이 동시에 제조업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중이다. 이재명 정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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