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출신 김상욱 "계엄 당일 추경호 행적, 앞뒤 안맞아"

"국힘이 국회 밖에서 의총한 적 있었나?"

"급박한 상황에 당사로 오라니 납득 안 돼"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서 챙기는 건 상식"

"추경호, 국회 안에 있으면서 오지도 않아"

내란 특검, 전날 이어 오늘 압수수색 시도

국힘, 원내대표실 앞 농성하며 강력 반발

나경원 "민주당이 내란 방조범" 궤변까지

민주당 "내란 오명 벗으려면 수사 받아라"

2025-09-03     김성진 기자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18 [공동 취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12·3내란 당일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당일 행적과 관련,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국회 밖에서 한 기억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란 당시 국민의힘 소속으로, 본회의에서 참석해 계엄 해제 표결을 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1명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추 전 원내대표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와 관련, 특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추 전 원내대표의 계엄 당일 행적에 대해 "사실 함부로 속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전제를 한 뒤, "하지만 일반 상식적으로 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분명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의원총회를 국회 본관 밖에서 한 기억이 저는 거의 없다"면서 "그런데 (12월 3일은)  계엄군이 몰러오는 비상계엄이라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날이었다.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본관에서 의원총회를 해야 될 일인데 본관이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았다"고 지적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쪽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바꿔가면서 계엄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는 내란이 벌어지고 있는 약 1시간 동안 의총 장소를 여러 차례 바꾸는 과정에서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수괴 윤석열 등과 통화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하고 있다.

또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친윤' 조지연 의원 등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 머물면서도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 외려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해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려는 중인데도 국회의장과 통화에서 표결 시간을 미루려고 했다. ☞ 관련 기사 : 2일자, '내란의 밤' 추경호 행적엔 '그들과 한패' 냄새 풀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2일 추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9.2. 연합뉴스

김 의원은 "(국회) 본관에 들어오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의지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나 다른 당들도 진입을 다 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에 한동훈 전 대표가 '본관으로 오라'고 당대표로서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는 '아니다, 당사로 모여라'라고 얘기했다"며 "당사로 모이라고 얘기하는 그 순간에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 전 원내대표) 본인은 갈 수 없었다는 취지로 얘기는데 사실 국회 본관에 계속 있었지 않나. 원내대표라면 민주당 원내대표와 상의하고, 의장님과도 상의를 하고 당연히 현상 판단도 해야 한다"며 "그러면 원내대표실이 아니라 바로 본회의장으로 와서 상황을 보면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장 대응을 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에도) 본관에 있으면서 한 번도 (본회의장에) 와보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추 원내대표가 본관에 있으면서 오지 않았다라는 말에 당시에 상당히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나는 부분이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12·3 내란 당일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여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에 "비상계엄을 납득할 수 없다" "역사의 죄인이 되어서 안된다"며 표결을 설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계엄군이 본회의장 바로 앞까지 왔고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었다. 당시 30분은 지금의 30분과 비교도 안 되는 큰 시간이었다. 1분, 1분이 다를 때였다. 그런데 이미 표결할 수 있는 인원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추 전 원내대표는)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본인도, 국민의힘 의원들도 본회의장으로 뛰어드는 상황이어야지 시간을 더 달라는 말이 성립할 수가 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사로 모이라 하고 본인은 오지도 않고 시간을 더 달라는게 앞뒤가 안 맞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추 전 원내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화해서 표결을 미뤄달라고 하던 시간에는 특수전사령부 소속 1공수여단이 국회를 월담에 들어오고, 707특임대가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에 난입하기 시작하던 시각이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우원식·한동훈 이 3명부터 잡으라"며 체포 작전을 벌일 때였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본회의장에 오지 않았지만, 이들이 본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거나 내란을 저지하려던 움직임은 없었다.

특검 "추경호, 사전에 내란 인지했을 가능성"
국민의힘은 압수수색 막으면서 무기한 농성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전에 내란 계획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수사가 국민의힘 전체로 확대될 수 있는 대목이다.

내란 특검팀의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 범위를 원내대표 재임 기간 전체에 대해 발부받은 것에 대한 반발에 대해 "계엄에 대한 논의는 작년 3월 정도부터 진행됐다"며 "그때부터 원내대표가 인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전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행정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압수수색에 반발해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농성을 벌였다. 특검팀은 전날에도 이들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반발에 막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야당 말살을 획책하는 3대 특검의 무도한 압수수색과 과잉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야당 원내대표가 근무하는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사무실을 강제로 압수수색하겠다는 그 의도 자체가 대단히 불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로서 원내대표실과 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호히 반대하며, 지금 이 시간부로 압수수색이 무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야당탄압 정치보복 압수수색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농성을 하고 있다. 2025.9.3. 연합뉴스

장동혁 대표는 규탄사를 통해 "정권 생명을 연장하고자 특별재판부까지 만들어 여론재판, 인민재판을 하겠다고 한다.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특검법은 재판 검열까지 하겠다고 한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무도하게 시작했던 내란정당몰이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내란정당몰이를 종식하고 이재명 정권을 향해 반격할 때가 됐다"며 "조은석 특검의 무도한 압수수색이 정권의 목숨을 단축하는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내대표실 앞 농성에 앞서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도 규탄대회를 열고 특검에 반발했다. 규탄대회에서는 특검 수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민주당이 내란을 방조했다'는 궤변성 발언까지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내란방조죄가 국민의힘에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이 내란방조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내란 운운을 김민석 국무총리가 언급해 왔다. 계엄의 날, 민주당은 우리 국민의힘보다 순식간에 국회에 집결했다"며 "몇몇 의원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민주당 논리라면 민주당이 바로 내란방조범 아니냐"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내란동조 세력의 오명을 벗으려면 특검의 정당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일갈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특검이 추경호 의원을 압수수색 했지만, 국민의힘은 거짓과 궤변으로 특검을 공격하고 있다"며 "마치 불법의 그림자를 감추기 위해 연막을 치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생생히 기억하다"며 "내란 방조와 동조에 대한 사죄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더 이상 특검의 수사를 호도하며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내란동조 세력이라는 오명을 벗고 싶다면, 당내외 내란 동조와 옹호 세력과 절연하고 특검의 정당한 수사 앞에 당당히 서야 한다"면서 "그것이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헌법을 지키는 최소한의 의무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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