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종식과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이 우선 과제

극우세력 박멸과 보수 국민들의 정신적 해방 위해

2025-06-06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49.42%의 득표율로 41.15%를 얻은 김문수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단일화를 거부한 이준석은 8.34% 득표에 머물렀다. 이것은 내란세력이 부정선거 시비를 걸기 어려울 정도로 표차가 벌어진 위대한 승리이기는 하지만 과반을 넘어서는 압승을 원했던 국민적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강렬한 내란 심판 의지가 낳은 대선 승리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넘어서는 압승을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대선이 내란 중에 치러지는 사상초유의 대선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작년 12월 3일 이후에 내란 종식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윤석열 일당의 끔찍한 내란 계획과 범죄행각이 만천하에 폭로되었다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70% 정도까지도 가능했을 것이다. 내란의 주체가 윤석열 정부와 기득권세력이었기에 12월 3일 1차 내란이 야당과 국민들에게 좌절된 후에도 내란은 지속되었다. 내란세력은 내란을 계몽령이라거나 일회성 해프닝이었다고 강변하면서 이번 대선의 성격이 내란심판 선거라는 사실을 물타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위기의식에 사로잡힌 내란세력들과 보수성향 국민들이 결집하며 내란세력을 적극 옹호하기 시작했고 상당수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내란 심판이 아닌 민주당과 국힘당 간 정당 대결 혹은 이재명과 김문수의 인물 대결로 보는 착시현상에 빠지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번 선거는 내란세력이 의연히 지배하는 국가에서 내란 중에 치러지는 선거였기에 대선에서의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은 이재명 후보에게 넉넉한 승리를 안겨주는 위대한 역사를 썼다.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과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서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6.4 [공동취재]  연합뉴스

대선 승리는 국민들의 강렬한 내란 심판 의지가 낳은 필연적 결과이다. 국민들의 강렬한 내란 심판 의지는 79.4%라는 높은 투표율에서 드러난다. 이 투표율은 1997년의 15대 대선 투표율인 80.7% 이후 28년 만의 최고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의 투표율은 80.1%였고, 광주는 83.9%, 전남은 83.6%, 전북은 82.5%였다. 서울의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을 상회했고, 호남지역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내란 종식을 바라는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대구와 울산의 투표율이 각각 80.2%, 80.0%인 것은 내란세력의 영향을 받는 보수성향 국민들도 열심히 투표장에 나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경북과 부산의 투표율이 각각 78.9%, 78.4%로 평균 투표율보다 낮은 것은 보수성향 국민들의 투표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간단히 말해 일부 보수성향 국민들은 어차피 질 선거라고 여기거나 찍고 싶은 후보가 없는 선거여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2025.6.4. 연합뉴스

급격한 쇠퇴몰락의 길로 접어든 내란세력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정권교체는 지긋지긋한 내란에 종지부를 찍고 사회대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내란 종식은 필수적으로 내란세력 처벌과 청산을 동반한다. 해방 이후에 친일파를 처벌하고 청산해야만 진정한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내란세력을 반드시 처벌하고 청산해야만 내란을 끝낼 수 있고 진짜 민주국가, 진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 내란 사태를 거치면서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반대하며 탄핵에 찬성했던 일부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절대다수 극우세력은 그 자체로 내란세력이 되었다. 즉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정치세력이 아닌 처벌과 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내란 종식을 위한 노력은 내란세력(극우세력)의 급격한 쇠퇴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부터 뚜렷이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이번의 대선 결과 역시 내란세력이 급격한 쇠퇴몰락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국힘당은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영남권에서만 지지를 받는 지역정당으로 협소화되었다. 내란세력은 영남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지를 상실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비록 영남권 전체에서 김문수에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 40% 선을 돌파했다. 김문수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부산에서 51.39% 대 40.14%, 경남에서 51.99% 대 39.40%, 울산에서 47.57% 대 42.54%이다. 이것은 내란세력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지역적 지지기반이 부울경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구경북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23.22%, 25.52%에 머물렀지만 아마도 이번 대통령 선거 이후부터는 대구경북도 내란세력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란세력은 향후 지역정당으로서도 존립하기 어려운 처지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2025. 06. 04. 연합뉴스

지역당, 노인당으로 전락한 국힘당

국힘당은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노인층에서만 지지를 받는 노인정당으로 축소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실시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60·7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60대의 경우에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48%이고 김문수의 지지율은 48.9%로서 그 격차가 겨우 0.9%에 불과하다. 과거에 60대 - 심지어 50대까지도 - 는 내란세력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연령층이었지만 소위 586세대가 60대로 진입하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한국의 민주화세대(50대 중후반~60대 초중반)와 세계화세대(40대 중후반~50대 초중반)는 나이를 먹어 중년기를 넘어서면서도 개혁성을 상실하지 않는 매우 특이한 세대이다.(이런 세대 정의와 세대 심리에 대해서는 『트라우마 한국사회』 김태형, 서해문집 참고)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세대가 바로 이들이다. 40대, 50대의 두 세대는 앞으로 노인이 되더라도 쉽게 보수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힘당 세력은 60대에서조차 우위를 상실하고 오직 70대에서만 지지를 받는 완전무결한 노인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청년층, 특히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를 걱정하지만 청년세대는 노인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청년세대의 특징인 정의감, 열정 등을 가지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다. 또한 청년들은 노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바꾸기가 용이하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개혁을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면 이대남을 포함하는 청년들은 민주개혁 진영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지역적으로, 세대적으로 지지기반을 계속해서 빠르게 상실하고 있는 내란세력은 내란 종식이 본격화되는 것에 비례해 급격히 쇠퇴몰락하게 될 것이다. 내란세력의 쇠퇴몰락은 한국 정치지형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내란세력이 차지하고 있던 보수의 자리를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민주당의 제자리 찾기로 비워지게 되는 진보의 자리를 진짜 진보세력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중도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이 선의의 경쟁, 정책 경쟁을 하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 바람직한 정치지형이 만들어질 것이다. 마침내 한국 정치가 정상화되는 것이다.

 

5월 19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평화로운 대통령선거를 통한 성숙한 민주사회 건설과 남북한 평화 회복을 기원하며 385km 도보 순례에 나선 7대 종교 성직자들이 6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의 종 앞에 도착한 뒤 한반도 평화 기원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6.6. 연합뉴스

방대한 개혁과제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한반도 평화 정착

이재명 정부는 내란세력의 저항과 준동을 단호히 제압하면서 내란을 종식시키고 과감하게 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개혁과제는 대단히 아름차고 방대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남과 북의 적대관계는 윤석열 일당이 내란을 감행할 수 있게 뒷받침해주고 내란세력이 80년 넘게 한국 사회를 지배할 수 있게 해준 근본적 원인이자 배경이다. 윤석열 일당이 내란을 일으킬 때 내세웠던 명분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윤석열 일당 같은 내란세력들은 정권위기에 몰릴 때면 항상 북한과 연계된 좌경세력, 종북세력 등을 척결한다면서 군대를 동원해 국민의 저항을 짓밟고 기득권을 유지해왔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극우파쇼세력, 내란세력이 오랜 세월 동안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지금까지도 잔명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남과 북의 적대관계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과 북의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과거의 노력은 대북 적대정책을 완강히 고수했던 유일 패권국가 미국의 방해로 인해 실패했다.

이재명 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의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평화 정착에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다. 오늘날은 미국의 일극패권이 무너지고 지구촌이 다극화 세계로 확고히 전환되고 있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격변기이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할 의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산적한 국내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과 함께 급변하는 국제적 환경을 잘 활용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한국에게 외교안보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거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고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그리고 내란세력, 극우세력의 완전 박멸과 보수성향 국민들의 정신적 해방을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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