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의 뿌리는 무엇인가?

내란 숙주 세력의 역사 쿠데타는 현재진행형

친일 반민족 세력·친미 극우 반공세력이 근원

더 단단한 민주주의 작동해야 경제 성장 기대

2025-05-01     이병훈 시민기자
12.3 쿠데타 두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12·3 내란 세력의 기본 구조를 나무의 구조에 빗대어 이해해 보자. 나무의 기본 구조는 뿌리, 줄기(몸통), 가지, 잎, 껍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줄기는 식물의 뿌리와 가지, 잎을 연결하는 조직이다. 내란의 줄기는 대통령 윤석열을 배출하여 정점을 찍은 검찰 카르텔 조직이다. 나무로 치면 내란의 표피(表皮)와 피층(皮層)을 구성하며 윤석열이라는 내란 세력(나무)의 속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내란의 가지는 국민의힘 내 극우파 의원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태극기 부대 등 친미 극우단체들이다. 나무의 가지가 줄기에서 뻗어나와 형성되듯, 내란의 가지들도 윤석열 내란 세력의 줄기에서 나온 같은 구조다. 내란의 가지들은 내란의 잎에 해당하는 극우 이념팔이 소셜 미디어들을 지지하고, 파시즘 형태의 광합성 활동에 참여하여 극우 이념의 생산과 유통에 앞장선다.

가장 나쁜, 매국적 내란의 뿌리는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이용하여 오랫동안 기득권을 유지해 온 옛 친일 반민족세력과 친미 극우 반공세력들이다. 이런 옛 세력들은 2004년 즈음 ‘자유주의연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으로 이름만 바꿔 분칠한 뒤, 이명박 정권을 세우며 재등판한 지식인 중심의 뉴라이트(New Right) 세력이다. 이들을 이어받아 정책 논리를 제공해온 ‘한국자유회의’ 단체가 있다. 이들은 내란의 줄기(윤석열 정권)에 영양분을 제공하고 극우 신진을 양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뉴라이트와 한국자유회의 세력은 알량한 뇌로 '법 칼'을 휘두를 줄만 아는 윤석열의 뇌에 극우적 편향 애국관을 이식했다. 그리고 그에게 나라를 파시즘적 정치로 운영하도록 길을 터줬다. 윤석열 정부 주요 기구에 포진된 인사들이 이를 증명한다.

나무가 씨앗에서 시작하여 뿌리와 줄기, 잎, 껍질이 형성되는 과정을 거쳐 자라나듯, 12·3 내란은 그날 그 시각에 뜬금없이 일어난 게 아니다. 그러므로 조기 대선과 상관없이 내란의 불씨와 종자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내란의 뿌리 세력은 암적 존재로 남아 허약한 민주주의를 지속해서 위협할 것이다. 일상의 민주주의가 더 단단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 내란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12·3 내란의 줄기인 윤석열은 처음엔 확증편향에 빠져 비상계엄을 선포한 듯 보였다. “비상계엄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한 구국의 의지를 실행한 것”이라는 주장이 그렇다. 하지만 그런 주장의 이면을 깊이 파헤치면, 12·3 내란 세력은 한반도 분단의 연원(淵源)과 맞닿아 있다.

 

삼팔선과 분사분계선의 비교, 나무위키

1945년 7월 일본 제국의 무조건 항복을 촉구한 포츠담 선언이 발표된 직후, 히로시마(8월 6일)와 나가사키(8월 9일)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그해 8월 15일 일본은 미국 주도의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여 항복을 선언했고, 한반도는 광복이 되자마자 삼팔선을 기준으로 분단됐다.

1948년 8월 15일 미국과 손잡은 이승만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대한민국 권력의 틀은 일제가 남겨놓은 관료조직과 경찰, 군대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반민족 행위를 한 부역자들까지 정부의 공식 통치 기구에 편입되면서 형성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이승만 정부 출범 초기에 일제 강점기의 친일 기업가들과 지주 세력, 친일파에 뿌리를 둔 극우 정치세력이 정부의 주요 기구에 똬리를 틀고 안착하게 된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한국학자인 시카고대학의 브루스 커밍스는 역작 '한국전쟁의 기원(한국어판)'에서 자신이 한국전쟁을 연구하게 된 신념을 이렇게 밝혔다. “특히 군대와 경찰에서 일본에 협력한 거의 모든 한국인을 다시 고용하기로 한 미군정의 결정이 무엇보다 가장 압도적이고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커밍스는 한반도의 분단을 “1945년 이후 이 유서 깊은 나라를 경솔하고 분별없이 분단시킨 미국의 고위 지도자들이 촉발한 분열”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다.

브루스 커밍스 '한국전쟁의 기원' 표지. 

제국주의 시대 승자들에 의해 분단된 대한민국은 나라의 기틀을 제대로 세우기도 전에 냉전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전쟁을 끔찍이 치르면서 분단 고착화에 이르렀다.

그런데 첨단의 시대인 2025년 현재에도 남북분단체제에 편승해 냉전의 유산인 이념을 앞세워 나라를 가르고 국민을 갈라 대북 전쟁 선동을 일으키고 있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누구인가?

그들이 바로 내란 세력의 기원이다. 이들은 이승만 정권을 전후로 반공 이념을 잉태해 성장한 후,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대엔 인권 침해의 첨병으로, 김영삼 정부 시대에는 신자유주의를 경제 발전의 도구와 이론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대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무기로 내세워 기독교 극우세력과 연합해 진화해 온 뉴라이트 세력이다.

또한 뉴라이트 세력에 의해 지식인 사회에 무섭게 퍼진 이론이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1987년 안병직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일본 도요타재단(豊田財團)으로부터 거금을 지원받아 조선의 식민지 연구를 수행한 후, 그때의 연구 방향과 결과를 정리하여 이름 붙인 것이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그가 주장한 ‘식민지 근대화론’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유입된 기술과 자본으로 한반도의 근대화가 이뤄졌으며, 해방 후에는 이에 힘입어 한국의 경제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골자다. 한마디로 ‘조선의 근대화는 일본의 힘’이며 일제 식민통치가 조선인에게 혜택을 주었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역사쿠데타까지 자행한 뉴라이트 세력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라이트 성향 논란 관련 기자회견 중 자신의 저서를 들고 있다. 2024. 08.12 연합뉴스

뉴라이트 세력은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패배자로 낮추어 보는 승자의 역사관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한국 근대화의 필수 과정으로 미화하기에 일본은 추어올리는 경향이 강하다. 위안부 동원,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등 전쟁 범죄의 흑역사를 묵인해 주고, 농락당한 외교 사례들은 차고도 넘친다.

2019년 발간된 '반일 종족주의'(이영훈·이우연·김낙년)는 ‘뉴라이트=친일’이라는 인식을 극명히 했다. “일제가 조선의 쌀을 수탈했다는 교과서는 잘못됐다. 쌀을 수탈한 것이 아니라 수출한 것”이라며 일제 식민통치를 옹호한다. 이런 역사쿠데타 세력들은 일제 식민사관에 절어 있어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하고 광복절을 인정하지 않으며,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한다. 일제 강점기 우리 국적은 일본이라고 강변하는 이들이 시대착오적 이념전쟁을 일으켜 민주주의 시스템을 망가뜨렸고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도 멈춰 세웠다.

이들이 바로 12·3 내란의 뿌리이다.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12·3 내란의 뿌리를 캐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산다. 내란은 형식적으로 종식된 듯 보이지만 내란 숙주 세력들이 한국학을 연구하는 대표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국가교육위원회, 독립기념관장 등을 틀어쥐고 자행하는 반민족적 역사쿠데타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병훈 저 '내란의 뿌리를 찾아서, 민주주의가 경제다' 책 표지. 사진: 교보문고

민주주의가 경제다. 민주주의는 경제 성장의 촉진제다. 민주주의가 단단할수록 통치의 투명성은 높아지고 부패가 설 자리는 좁아진다. ‘더 단단한 민주주의’가 작동할 때 정치가 투명해지고 기업 환경도 투명해진다.

한국 정치사에서 ‘자유민주주의’ 개념은 실제로는 반공주의를 지향한 것으로 민주주의를 유보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인권을 박탈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극우 사대주의 세력이 권력 중독에 빠질 때 내란은 불가피하다. ‘자유’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자들이 ‘자유’를 가두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12·3 내란의 줄기인 윤석열을 가두고, 검찰 카르텔을 해체해 단죄하고, 내란의 숙주 세력까지 캐내야 한다.

참고 : 이병훈 저 '내란의 뿌리를 찾아서, 민주주의가 경제다' (2025. 3. 굿모닝미디어 출판)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