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직장 구하는 청년세대가 맞닥뜨린 '고용 지옥'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취업자 10만명 가까이 줄어
코로나19 때보다 더 심각 12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청년 인구 주는데 비경제활동인구·쉬었음은 증가
제조업·건설업 일자리 줄고 기업들은 경력직 선호
사회에 첫발을 딛고 생애 첫 직장을 구하는 시기인 청년들에게 현실은 말 그대로 '고용 지옥'이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청년 취업자는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그나마 직원을 채용하려는 기업들도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 수는 24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 8000명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보다 취업자가 더 많이 줄었다. 감소 폭이 2013년 3분기(-10만 3000명) 이래 가장 큰 규모다.
20대 후반 취업자는 2023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도 지난해 3분기 4만 4000명, 4분기 6만 2000명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대 후반 취업자 감소는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해도 급격한 편이다. 인구가 줄어든 정도보다 취업자와 경제활동인구는 더 크게 감소하고, 실업자와 실업률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인구는 6만 9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괄하는 경제활동인구는 8만 5000명 감소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1.0%p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20대 후반 실업자는 1만 3000명이 늘고, 실업률은 0.6%p나 증가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증가 폭도 전분기보다 커졌다.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서 밀려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20대 후반 세대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분기 1만 6000명 증가했다. 20대 후반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별한 사유 없이 구직활동도 않고 막연히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더 많은 1만 8000명가량 늘어났다.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20대 후반 청년들의 고용이 부진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1만 2000명 줄어, 2020년 11월(-11만 3000명)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 취업자도 전년 동월보다 18만 5000명 급감하면서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11개월 연속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도 청년층의 취업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구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20대 후반 청년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 머물거나 취업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적성에 맞는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20대에 첫 직장에 입직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