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자동차 25% 관세 예고, 일본도 비상
일본의 대미 수출 28.3% 차지하는 자동차
25% 추가관세, 일본차 30조 원 추가 부담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 3월에 방미
한국, 멕시코에 이어 완성차 대미수출 2위
신차 가격 1% 올라가면 수요 2%씩 감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대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자동차가 대미 수출 비중의 28.3%를 차지하는 일본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경제산업상을 서둘러 미국에 보내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5% 추가관세시 일본차 30조 원 추가 세부담
<일본경제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미국의 25% 추가 관세로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생산 6개 대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세금은 3조 2000억 엔(약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특히 마쓰다와 스바루 등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쫓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4월 초에 공표할 예정인 수입 자동차에 대한 추가관세가 “25%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승용차에 대한 미국의 수입관세는 현재 2.5%로, 트럼프의 공언대로 추가관세가 부과된다면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관세는 지금의 10배로 늘어난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 3월에 방미
이에 따라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이 3월에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만나 일본산 자동차를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무토 경산상은 지난 7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일본의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수입확대와 대미 직접투자 증대 등 일본의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일본산 자동차, 철강 제품을 미국의 추가 수입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한국, 멕시코에 이어 완성차 대미수출 2위
19일 <닛케이>가 인용 보도한 영국 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의 미국 완성차 판매(약 1600만 대)에서 차지한 수입차 비율은 46%였다. 국가별로 가장 많은 완성차를 미국에 수출한 나라는 멕시코로 미국 수입차의 16%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이 한국으로 9%였다. 일본은 8%로 그 뒤를 이었다.
관세는 수입업자가 지불하는데, 생산업체의 미국 현지법인이 수입해 현지의 판매점에 도매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관세 추가분이 판매가격에 전가되면 값이 올라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신차 가격 1% 올라가면 수요 2%씩 감소
일본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신차 평균가격이 1% 올라갈 때마다 수요는 2%씩 줄어든다.”
관세율이 25%로 올라갈 경우 판매가격 기준으로 추가되는 세금을 시산하면,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 등 일본 6개 자동차회사 합계액은 1조 4200억 엔(약 13조 원)이며, 여기에 멕시코와 캐나다 경유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될 추가관세까지 합하면 3조 2000억 엔(약 3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사업체 ‘마크 라인즈’에 따르면, 2024년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는 스바루가 29만 대, 마쓰다가 22만 대, 닛산은 15만 대였다. 각각 미국 현지판매의 44%, 52%, 17%에 상당한다. 이 때문에 추가 관세의 판매가격 전가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에서의 협력을 통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닛산 자동차 수출, 미국이 30% 차지
닛산은 세계 판매 대수의 30% 가까이를 미국이 점하고 있다. 미국 내에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갖고 있으며, 미국 판매의 주력인 SUV ‘긱스’ 등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SUV ‘로그’의 일부도 일본에서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들에 대한 미국의 관세 추가는 닛산의 사업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상황을 봐서 대미 수출 모델 생산지를 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잇다고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경영 개선책의 하나로 발표했던 미국공장 생산라인 일부 가동조정을 통한 25% 감산계획도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스바루는 미국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 바깥에서 제조하고 있다.
도요타 대미 수출, 일본산 23%, 멕시코 캐나다산 20%
도요타는 지난해 일본에서 53만 대를 미국으로 수출(현지 판매의 23%)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해 판매한 자동차도 미국 판매의 20%를 차지한다.
관세의 영향은 현지생산하는 차종에 따라 다른데, 주력 판매제품인 세단 ‘캠리’ 등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고, 픽업트럭 ‘타코마’는 멕시코에서,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일부는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업체들에도 영향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완성차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사용하는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그만큼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도 그것을 많이 사용하는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 영향은 한국 일본 등 외국업체들뿐만 아니라 포드와 지엠(GM) 등 미국기업들도 받게 된다. 미국기업들도 공급망이 미국 내에서 완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포드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품과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트럼프 정권에 추가 관세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해 달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