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들이 '우두머리' 윤석열을 지키는 방법

윤석열→극우 유튜버→지지자에게 명령 전달

전광훈 "이재명 때문에 나라가 북에 넘어가"

"모두 전화해서 '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전하라"

윤석열이 말한 '국민'은 극우 유튜버와 지지자

윤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로 계속 보고 있어"

조갑제 "윤석열은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한다"

2025-01-02     김민주 기자
전광훈 목사가 유튜브 전광훈 TV에서 "광화문 광장에 1000만 명이 모여야 윤석열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25.01.02. 전광훈TV 유튜브 갈무리

극우 유튜버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탄핵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시위에서 폭력적인 방법도 불사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의 탄핵마저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때문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 

2일 전광훈 목사는 유튜브 전광훈TV 라이브 방송을 틀고 구독자들에게 "광화문 광장에 1000만 명이 모여야 한다"고 선동했다. 그는 "법조인들의 논리로 하면 안 된다"며 "헌법에 있는 국민 저항권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하면 1년 다 간다. 대통령이 체포가 안 되더라도 (시간을 끌면 안 되고) 속전속결로 끝내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총동원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내란이라고 하면서 국민을 세뇌시키고 있다"며 "모든 방송이 내란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건 범죄 언론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방송에 출연한 김학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재명이 (윤석열을) 내란수괴라고 하니 모든 언론과 국가기관까지 내란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내란이 성립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단죄하고 있는데, 결코 내란의 소지는 없다"고 장단을 맞췄다.

전 목사는 다시 "(자유마을) 대표들이 전부 전화해서 '나라가 망했다'고 전해라"며 "이재명 미꾸라지 한 명 때문에 (나라가) 북한으로 넘어가게 생겼다고 말해라. 법리 논쟁은 의미 없다. 완전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며 구독자들을 부추겼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수괴(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유효기간인 6일 이전에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 지지자들이 도로에 누워 있다. 2025.1.2. 연합뉴스

전 목사는 방송 끝부분에 윤석열 대통령의 12·12 대국민담화를 틀었다. 결국 윤 대통령의 담화는 극우 유튜버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전달하는 메시지였다.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의 관계는 윤 대통령의 친필 사인 편지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전달된 편지에서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며 "우리 더 힘을 냅시다"고 말해 윤 대통령은 직무 복귀 의지를 드러내며, 지지자들에게 계속 집회를 이어 나가라고 지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12·12 대국민담화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한 '국민 여러분'은 국민 전체가 아닌 극우 유튜버와 지지자들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의 지령을 받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일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 반대 집회를 했다. 이날 정오 집회를 시작한 시민들은 오후 10시 30분이 넘도록 집회를 이어갔다. 전 목사의 소집으로 나온 이들은 비상계엄을 한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체포 영장 무효" "개XX 판사들을 싹 다 구속하라" 등의 극단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사흘째인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지지자가 소리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5.1.2. 연합뉴스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경찰 버스가 관저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만 해도 시위대는 버스를 밀어버리고 도로에 누웠다. 경찰들이 시위대를 막으면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경찰이 안전 펜스를 설치했지만 소용없었다. 경찰 관계자가 "진정해 달라"며 "여기서 더 밀면 큰 사고 난다"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시위 중 극우 유튜버끼리 '내가 찍고 있는 자리'라며 싸움이 붙기도 했다.

극우 유튜버가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을 수호하고 나섰지만, 모든 극우 유튜버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는 지난 30일 <장원준 김미선의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취지의 명령을 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이처럼 과격한 지시를 했다면, 군이 시행해야 했는데, 군이 한 사람도 체포하지 않고 사실상 명령을 거부하면서, 계엄이 장병 놀이가 된 셈"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군대를 가지 않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이 군인들에게 합당하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수사에 협조해 시간을 끌지 않고, 대통령답게 남자답게 보수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