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내란죄' 질의하라는데 "이재명 재판 왜 안 하냐"

시민들 분노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

혐의 뚜렷한데 내란죄로 몰지 마라는 의원도

조배숙 "윤석열 내란죄 신중하게 접근해야"

이와중에 탄핵하려면 이재명 불출마하라 딜?

집권여당이 내란 수습 관심도 없고 떡고물만

야당 "이러니 내란 공동정범이라고 하는 것"

2024-12-11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안'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4.7.4.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뜬금없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 출석 상황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데도 대통령에게 '내란죄 성립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사태와 아무 관련 없는 이 대표의 재판 출석 여부에 대해선 목에 핏대를 세웠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원 소속 천대엽 법원행정처 처장에게 "국민들은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는데 이재명 피고인은 국가적 혼란을 핑계로 재판을 두 번이나 불출석한 상황을 알고 있냐"며 "중대한 사건 피고인이 법원에 통보하면서 2회 연속 불출석했다는 것은 다른 사건에 비해 엄청난 특혜"라고 주장했다.

천 처장은 '이재명 대표가 재판에 불출석한 상황'을 알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곽 의원은 "다른 사안에 대해서 법원은 한 번 불출석하면 다음 번에 구속하겠다고 한다. 법원은 실제 법정구속을 한다"며 "국민들은 평온한데 왜 이 대표는 재판을 불출석하나. 법원이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 사태의 진상 규명을 하는 자리에서 '야당 대표의 재판 출석'을 논한 것이다.

또 곽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국민의힘 각 의원실 앞에 집회 신고가 일률적으로 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각 지역에 있는 시의원, 구의원 등을 동원해서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것이 국헌 문란이 아닌지"라고 말했다. '내란 사태'를 정쟁으로 몰아가며 논점을 흐린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이번 계엄은 잘못된 것이 맞다"면서도 "이번 일이 내란죄냐 아니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팔짱을 끼고 "국회가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집중해야지 동료 의원들에게 '내란 동조' '공모자'라는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가운데)이 1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11.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러한 태도는 '책임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이 촉발한 내란 사태의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도, 오로지 정쟁에만 치중하고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관심있는 모습이다.

이미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대법원 선고까지 사태를 끌어야 한다는 주장뿐 아니라, 12·3 쿠데타 이후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조건으로 이 대표의 차기 대선 불출마를 내걸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로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될 경우에 대한 정치적 유불리만 염두에 둔 주장이다.

이에 법사위 야당 의원들이 "이러니 국민의힘이 내란 공동정범이란 말을 듣는 것이다" "계엄 상황에서 이런 말이 나오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 보이지 않냐"고 항의하면서, 회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국민이 탄핵에 불참한 국회의원을 내란 공동정범으로 보는 것"이라며 꾸짖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위원장이 위원장다워야지" "공정하게 진행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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