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간띠로 두른 시민들 "국힘 의원 도망치지 마라"

시민들 국회 감시했지만…표결 결국 불성립 

시민-시민단체 모여서 국회 순찰하기도

국회 담장에 앉아서 시험공부하는 학생들

"탄핵이 돼 평범히 공부하는 일상 돌아오길"

2024-12-07     김민주 기자
시험을 앞 둔 학생들이 국회 담장 아래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2024.12.07. 민주노총

국민의힘은 대통령 윤석열 씨의 탄핵안 표결을 하기 직전 단체로 퇴장하면서 표결이 불성립됐다. 국민의힘의 행태에 분노한 시민과 시민단체는 국회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감시했다.

7일 오전부터 국회 앞 여의도 광장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100만 시민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들은 표결이 시작되는 시간까지 "탄핵 가결"을 외쳤다. 오후 5시가 지나 김건희 특검법을 부결시킨 뒤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장을 퇴장하자 국회 앞에 있던 시민과 시민단체는 오후 7시부터 일제히 국회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시민들은 '국회 뒷문으로 퇴장할 수 있다'며 뒷문 봉쇄에 나섰다. 저녁이 되자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시민들을 막아설 순 없었다. 시민들은 핸드폰을 들고 뒷문으로 나오는 사람을 사진 찍었고, 나오지 못하게 몸으로 막아서면서 "탄핵을 가결하라"고 외쳤다.

청년과 학생들은 순찰조를 짜서 일열로 국회를 순찰했다. 빼곡하게 늘어선 청년들이 국회 대로변을 가득 채웠다. 집회에 참석한 31세 박태휴 씨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다 나가버리면 탄핵 표결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며 "야당 국회의원이 계엄을 막기 위해 담벼락을 뛰어 들어갔다면 여당 국회의원들은 담벼락을 뛰어서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담벼락이 넓으니 막아야 된다"고 했다.

국회에는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담벼락 아래에 앉아서 태블릿 PC를 들고 공부를 하면서 국회를 지켰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중인 장은아 씨는 "탄핵이 너무 필요한 상황인데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도 함께와서 용기를 냈다"며 "시험이 다음주 월요일이다. 공부를 (많이) 못해서 불안하긴 하지만 우리가 공부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청년들과 학생들이 국회 후문으로 가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망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 2024.12.07. 민주노총

지역에서 소식을 접한 시민 유아무개 씨는 "국민의힘이 비상식적이어서 민주당만으론 힘들다"며 "국민이 엎어야 한다. 너무 답답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국회에 오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아무개 씨는 "국힘당은 없애야 하는 정당임이 결정난 것"이라며 "다음에는 꼭 집회에 참석해야겠다"고 밝혔다.

또한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더 많은 시민이 참석해야 한다"고 말하며 "날씨가 너무 춥다. 하지만 우리가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집회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사물놀이, 상모 돌리기를 하며 추운 날씨에 움츠러든 동료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녹이며 다음 집회를 기약했다. 민주주의는 한판 승부가 아니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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