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연 학생들 구속영장 기각…경찰 또 폭력적 대응
“총에 허리를 맞고 손목을 묶여서 연행됐다”
석방 환영 기자회견에서도 경찰과 몸싸움
“윤 대통령이 경찰 통해 학생들을 탄압한 것”
경찰이 체포하면서 미란다 원칙도 고지 안 해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실에 면담 요청을 하러 갔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대학생 4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일로 용산 경찰서가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한 대학생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에 대해 80년대 군사독재 시절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진연은 경찰이 대학생을 연행하면서 손목을 케이블타이로 묶어 수갑 대용으로 사용했고, 총 뒷부분으로 학생의 허리를 가격해 학생의 허리에 멍이 들었으며, 무릎으로 명치를 맞아서 순간적으로 숨을 쉬기 힘들었고, 면회를 온 부모가 학생을 만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진연 소속 회원 4명은 지난 4일 오전 11시 30분 집회 과정에서 공동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당초 용산경찰서는 대진연 회원 10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경찰은 다시 똑같은 공동건조물 침입 혐의로 1명에 대해 영장을 재신청하고 다른 3명에게는 새 혐의점을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이아영 당직 판사는 6일 “피의자들의 주거가 일정하고 현 단계에서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대진연 회원 4명은 곧 석방됐다. 이에 대진연은 이날 용산경찰서 앞에서 석방 환영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고 김건희 씨를 특검하라고 요구했다. 석방된 회원들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으로 상당수 회원이 다쳤다고 밝혔다.
대진연은 석방 기자회견에서도 경찰과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안정은 상임대표가 “애국대학생 4명이 모두 석방됐다. 한 몸 희생해서 용감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학생이다”라고 말함과 동시에 경찰과 몸싸움이 시작됐다. 경찰이 방패로 밀고 들어오자 대진연 회원들은 “밀지 말라” “기자회견을 하겠다” “방패를 빼라”고 항의하며 버텼다.
안 상임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려고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했다. 대학생들은 권리를 이행한 것뿐"이라며 "중범죄자도 아는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고 학생을 연행했다. 연행 과정과 구금 과정이 모두 합법적이지 않고 절차에 맞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이 아닌 윤 대통령이 학생을 탄압한 것"이라며 "국민과 학생을 무차별적으로 구금하고 연행해 구속영장을 낸 용산경찰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미란다 원칙이란 경찰 또는 검찰이 용의자나 피고인을 체포하거나 심문하기에 앞서 고지하도록 되어 있는 권리다. 이를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구속이나 심문은 효력을 상실한다.
석방된 학생 중 한 명은 “윤석열은 탄핵될 수밖에 없다. 진짜 범죄자인 김건희가 감옥에 갈 때까지 대학생들은 투쟁하겠다"며 "썩은 정권 아래에서 경찰과 검찰은 썩을 수밖에 없다. 경찰, 검찰을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 탄핵의 그날까지 거세게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