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방한은 핵 오염수 투기 1주년 자축행사인가
IAEA 보고서는 일본 정부와 짜고 친 것
윤 정부,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방조하고
구상권은커녕 괴담 유포자라고 야당 비난
윤-기시다 뭐라고 합의해도 속지 말아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퇴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1주년에 맞추어 굳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대단히 협조적인 관계이다. 양 국가 간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문제, 독도 문제 등등 어느 하나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방적 협조 관계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구상권 포기, 지소미아 회복,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록 문제 등에서 국익을 저버린 굴욕외교로 ‘조선총독’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IAEA 보고서는 일본 정부와 미리 짜고 친 용역보고서
그중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은 압도적이었다. 2023년 8월 24일 오염수 7800톤을 첫 방류하면서 2024년 8월 말 현재까지 1년 동안 8번 오염수 방류가 진행되어 총 7만 291톤의 오염수가 방류되었다. 시민사회의 우려와 반대 속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였음에도 이제 대통령실 대변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야당을 괴담 진원지로 지목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러한 비난은 일본도 하지 않는다. 아니,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일본은 입도 뻥끗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 정부가 나서서 야당과 시민의 우려를 괴담이라고 대놓고 비난하는 이런 힌심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째서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설명도 못하면서 마타도어를 흘리며 정쟁화를 노리는 것이다.
그동안 필자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온 IAEA 보고서는 미·일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이라는 포장으로 일반 시민들을 속이는 작전의 한 부분이었다. 이런 IAEA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윤석열 정부는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라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필자에게는 한낱 용역보고서에 불과했다. 발주처인 일본을 위해, 일본 정부에서 돈을 받아, 과학으로 합리화한 형식적인 보고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먼저 2020년 2월에 일본의 전문위원회가 해양방류를 권고하는 정부 보고서를 작성하여 IAEA에 제출하자,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같은 달 후쿠시마를 방문해 해양방류가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법학을 전공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정답을 먼저 얘기해 버린 것이다. 그에게 과학을 초월하는 지식이 있었거나 어디선가로부터 일방적인 지시를 받은 것이 분명했다.
핵 오염수 방류 방조했으면서 야당이 괴담 유포자라고?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해양방류를 내각 만장일치로 결정하자 미 국무부는 성명서를 냈다. 여러 옵션을 놓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거쳤으며, IAEA의 협력으로, 국제기준에 부합되도록 추진하는 해양방류를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국제기구인 IAEA의 협력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방류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문제는 ‘합의된 국제기준’이란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논리를 세우고 IAEA가 그 논리에 부합하도록 기능만 했을 뿐이다. 배출기준도 일본이 정한 기준이었다. 가장 중요한 배출기준은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배출하더라도 먼저 주변국 동의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주변국에 피해를 준다면 어떤 경우이건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검역하고 방사능을 측정한다며 수조 원의 비용을 낭비했지만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그런 비용 낭비를 오히려 야당 괴담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IAEA 종합보고서는 2023년 7월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출되었고,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배출 지하터널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배출하기로 준비를 진행했다. 당초 5가지 옵션을 평가한 결과 해양방출이 가장 싼 34억 엔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터널 공사로 350억 엔이 소요되었고, 기타 비용(측정, 운영, 이해 활동 비용, 수출 대책 비용 등등 실제 비용)을 모두 합치니 수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5가지 옵션 평가의 신빙성조차 의심시 되었다. IAEA 종합보고서에서는 5가지 옵션 평가방법을 검증하기는커녕 이미 해양배출을 목표로 정하고 검토가 진행된 것은 아닌가, 즉 결과에 맞춘 보고서가 아닌가, 의심을 샀다. 그래도 양심에 찔린 건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선지, 보고서 머릿말에는 “IAEA 회원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 아니며, 보고서에 담긴 정보의 정확성과 보고서 사용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먹이사슬 정점으로 갈수록 치명적인 삼중수소
어떤 방법으로든 오염수에 있는 방사능 핵종을 다 제거할 수 없다. 특히 배출 이후 걸러지지 않은 삼중수소가 대표적인 주요 환경인자다. IAEA 보고서는 83개 어종 시료에서 OBT(Organic Bound Tritium, 유기결합삼중수소)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도쿄전력의 보고를 그대로 반영하고, OBT를 100% 반영해도 피폭량이 작아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평생을 나고야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한 가와타 마사하루 선생은 OBT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OBT에 의한 방사선 효과보다는 헬륨에 의한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삼중수소수(물)를 이용한 광합성으로 생성된 당과 아미노산으로 세포가 삼중수소가 결합된 염색체를 만든다. 이 삼중수소는 방사선 붕괴과정을 거처 헬륨으로 변환되는데, 이 경우 염색체 내에서 결합이 끊어져서 염색체를 100% 파괴하거나 악영향을 주게 된다. 문제는 플랑크톤에서 시작된 먹이사슬의 정점으로 가면서 OBT가 생체에 축적되므로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원자력계가 삼중수소는 피폭수준이 미미하고 농축계수가 1이며 생태축적도 안 된다고 무시하고 넘겼지만 이에 정반대되는 학술적인 의견이다. 이 문제는 이미 1980년대 활발한 연구가 있었으며, 가와타 선생은 그중 한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OBT는 체내 축적되며, 먹이사슬의 정점으로 갈수록 장기적으로 체내 축적이 높아진다. 이처럼 생태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IAEA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이것을 무시하여 생태계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보고서인 것이다. 정부는 IAEA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83개 어류샘플에서 OBT가 나오지 않았다고 내용을 조작한 일본 정부에 또 속은 것이다. 언제까지 한국 정부는 일본에 속을 것인가? 퇴임을 앞두고 9월 초에 마지막 방한하는 기시다와 윤석열의 만남은 어떤 목적인가. 대체 어떤 보증서에 도장을 찍으려고(혹은 받아내려고) 기시다는 퇴임을 앞두고서까지 방한을 하려는 것인가.
두 사람이 어떤 밀약을 하든 무효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 시민사회는 그동안 두 사람이 밀실에서 합의한 어떠한 약속도 무효인 것처럼 이번 방한에서의 어떠한 약속도 무효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터무니없이 괴담 유포자로 찍힌 야당이 어찌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