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영실적 대기업-중소기업 극명한 '명암’

대기업 매출액 증가세 전환…이익률도 2배로

중소기업은 매출 감소폭 확대에 이익도 줄어

부채비율 등 안정성 지표는 전체적으로 악화

중소기업 48% "하반기 경영환경 악화" 전망

경제 회복 시점 "2026년 이후 돼야" 54.8%

2024-06-20     유상규 에디터
기업실적 명암 (PG) 연합뉴스

올해 국내 기업의 경영 실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분기 대기업은 매출액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되고, 영업이익률도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매출액 감소 폭이 확대되고, 이익률은 하락했다.

성장성과 안정성 면에서 대기업은 미세하게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중소기업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상승해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 2962개(제조업 1만 1604개·비제조업 1만 1358개)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소폭이지만 지난해 2분기 –4.3%, 3분기-5.2%, 4분기 –1.3% 등 연속 감소세가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같은 1분기 실적은 반도체와 운수업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의 반짝 실적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매출액은 감소했고, 이익률은 하락해 성장·수익성이 더욱 나빠졌다.

 

2024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 : 한국은행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올해 1분기 3.3%로 전년 동기의 0.9%에서 크게 개선됐고, 비제조업은 -1.6%로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의 –4.0%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됐다.

세부 업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이 13.8%나 크게 늘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운수업도 운임지수 상승에 힘입어 5.9%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작년 4분기 –1.3%에서 3.0%로 플러스 전환됐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6.9%를 기록해 전분기(-1.5%)보다 감소율이 4배 넘는 매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도 전체적으로는 개선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1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 동기의 2.8%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세전 순이익률도 7.4%도 1년 전보다 2.4%p 높아졌다.

업종별로도 제조업(2.5→5.4%)과 비제조업(3.2→5.3%)의 영업이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금 발생,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매출 호조, 전력 도매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소기업(4.7→3.8%)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년 전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4%에서 5.7%로 2.4배나 증가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재무 안정성 지표는 전체 기업의 1분기 부채비율(92.1%)과 차입금 의존도(25.7%)가 둘 모두 전 분기의 89.2%와 25.4%보다 상승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안정성 면에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업종과 기업규모의 구분없이 모두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 및 하반기 경기 전망. 자료 :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들은 경영 환경 악화가 상반기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회복 시점도 '2026년 이후'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31일~6월 5일까지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 애로 및 2024년 하반기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7.8%가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전될 것이란 응답의 12.0%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해 상반기의 체감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54.2%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보통은 37.6%, 호전은 8.2%에 지나지 않았다. 악화된 항목(복수 응답)으로는 영업이익 52.2%, 매출 50.2%, 자금 사정 45.6% 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43.8%로 가장 많았고, 내수 부진과 경기침체(41.8%), 인건비 상승(35.4%), 금리 상승(19.6%) 등의 순이었다. 하반기 애로 요인으로도 원자재 가격 상승(40.8%)과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40.8%)이 상위를 차지했다.

경제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이후'를 꼽은 응답이 54.8%로 절반이 넘었고 내년 상반기와 내년 하반기가 모두 18.2%로 조사됐다.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