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풍선대결' 속 접경지에서 평화의 노래 부른다
현충일에 철원에서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 열려
"지도자 오판 막기 위해 시민들의 평화의지 모으자"
남북녘 땅 무대로 삼은 세계 첫 시민평화합창제 등
“남북 접경지역은 남북간 군사적 갈등이 한밤중 비상경보가 울리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시민들의 평화의지를 모으지 않으면 자칫 어리석은 지도자들의 오판으로 제한적, 혹은 전면적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비상한 상황이다.”
남한과 북한 간에 ‘풍선 대결’이 벌어지면서 특히 남북 접경 지역에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온 시민들이 손을 잡고 남과 북의 평화를 기원하고 촉구하는 평화문화 행사가 오는 현충일에 열린다.
강원 철원 국경선평화학교가 주최하고 71인시민행사위원회가 주관해 열리는 ‘제1회 코리아 평화의 날’이 그것으로, 6월 6일 오전 10시부터 시민평화선언회의, KOREA 평화음악회, 평화손잡기와 평화합창, 시민평화선언문 발표 등이 펼쳐진다. 국경선평화학교와 소이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날 행사는 남북한 간의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주로 기리는 현충일에,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열리는 평화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뚜렷히 드러난다.
국경선평화학교는 "그동안 정부가 접경 지역에서 평화 행사를 추진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며, 군사적 긴장과 대립이 발생해 온 분단 현장을 평화 지역으로 바꾸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접경 마을에서 시민평화문화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 교장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지만 실현하지 못한 DMZ평화지역화 정책을 시민주도로 해보자는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는 70여 년 남북 군사대립의 분단현장을 시민들이 평화의 마음으로 녹여내서 끊어진 남북을 이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행사는 지난 2019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등 평화화해 분위기 속에서 펼쳐진 'DMZ 시민평화손잡기 운동'을 잇는 것이자 부활시키는 의미가 있다. 주최 측은 올해 철원에서 시작하는 것에 이어 내년에는 경기 파주에서 갖는다는 계획이다. 그 후로도 강원 고성, 경기 강화도 등 남북접경 지역에서 매년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코리아평화음악회가 열리는 소이산 정상은 민통선 철원 평야와 비무장지대(DMZ), 북녘 평강땅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남북녘 땅을 무대로 삼은 세계최초의 시민평화합창제가 열리는 것이다.
정지석 교장은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역의 참화도 결국 정치지도자들의 오판과 지식인, 종교인들의 안일함의 결과였다”면서 “우리도 그런 참화를 당하고 후회해선 안되겠기에, 코리아평화의날과 같은 우리의 정성을 모아 이 땅에서 전쟁의 악령을 몰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행사명에 ‘한반도’ 등 다른 이름이 아닌 ‘코리아’를 붙인 것에 대해 “세계적 평화운동을 바라보면서 ‘원 코리아(ONE KOREA)’의 비전을 담은 것으로, 남과 북도 모두 국호(영문)를 코리아로 쓰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코리아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