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 대통령 김정은"…윤, 평소 어떻게 보였길래
잦은 실수 이해해도 윤 '존재감' 문제는 남아
트럼프 비판 과정에서 해선 안 될 실수 범해
바이든, 아시아 '외국인 혐오' 발언 일본 항의
11월 대선 6개월 앞두고 '고령 리스크' 부각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김정은'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톨라 밸리에서 진행된 대선자금 모금 행사에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 비판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 대통령(South Korean president) 김정은에 대한 그(트럼프)의 러브레터들이나 푸틴에 대한 존경심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 발언 실수
바이든은 대통령은 "혼란은 트럼프에게 새로운 게 아니다. 그의 대통령직은 혼란이었다"며 "트럼프는 그가 백악관을 떠날 때 상황이 얼마나 암울하고 불안정했는지를 나라(미국)가 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시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를 포함해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났으며 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좋은 관계임을 자랑해왔다.
올해 81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의 말실수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4월 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 '부활절'(Easter) 단어를 잘못 발음하면서 "'굴'(oyster·오이스터) 토끼들과 인사를 나누라"고 했다. 지난 3월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수 계획을 발표하던 중 가자를 우크라이나로 잘못 말했고, 올해 초에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2017년 별세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를 혼동하기도 했다.
잦은 실수 이해해도 윤 '존재감' 문제는 남아
이렇듯 바이든은 잦은 말실수로 미국 유권자 안에서는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국정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월에는 바이든의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을 수사해온 특별검사가 그를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표현한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당연히 공화당은 그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하고자 말실수를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그렇다고 해도 바이든 대통령이 70년 넘은 동맹국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적대적 관계인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혼동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을 실수다.
고령의 바이든의 말실수는 이해한다 해도 윤석열 대통령 문제는 남는다. 평소에 어떻게 보였길래 바이든이 그런 해선 안 될 실수를 했느냐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작년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 8월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포함해 지난 2년간 바이든과 여러 번 만났던 점을 감안하면, 평소 바이든에게 윤 대통령의 존재감이 없었다는 얘기다.
바이든, 아시아 '외국인 혐오' 발언에 일본 항의
앞서 바이든은 지난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선 모금 행사에서 미국은 이민자를 환영해 경제가 발전하고,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는 '외국인 혐오'(xenophobia)가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렀다. 바이든은 이주민 기념 주간과 맞물린 이날 행사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은 이민자 환영 덕분이라면서 "중국이 왜 경제적으로 그토록 나쁘게 정체하고, 일본이 왜 문제를 겪고 있으며, 러시아는 왜, 인도는 왜 그런가 하면 그들은 외국인 혐오 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민자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파문이 일자 미국 백악관은 진화하느라 애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의도적이었는지, 일본에 사과할 생각이 있는지를 질문하자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민자의 국가이고 그게 미국의 유전자(DNA)"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일본은 지속되는 동맹이고 우리는 분명히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헌신과 양 국민 간 굳건한 우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바이든이 지난 3년간 일본, 인도 등 동맹·파트너 국가와 외교관계 개선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외국인 혐오' 발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일본 정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초하지 않은 발언이 있었던 것이 유감스럽다"는 항의의 뜻을 3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전에도 유사한 발언이 있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3월 네바다, 애리조나주 방문에 맞춰 녹음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인이나 중국인은 외국인을 혐오한다. 러시아인도 그렇다. 그들은 러시아인, 중국인, 일본인 이외 사람이 (자국 내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민의 나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