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애국계몽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교육

2024-03-09     정철승 변호사(전 한국입법회장)

대통령 취임 후 매년 3.1절, 광복절 기념사마다 어처구니없는 친일매국적 언사를 쏟아내 왔던 윤석열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무장·외교·교육·문화 등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 의미에 대하여 대통령실은 "그동안 독립운동의 주체로서 과도하게 무장독립투쟁이 강조됐다"고 부연 설명을 했는데, 언뜻 들으면 별 문제가 없는 생각인 듯 싶고 국사교과서의 내용이기도 하지만 실상 이는 국민을 교활하게 호도하는 것이다. 

즉, 우리 선조들의 독립투쟁방략에 대해 국사교과서는 잘못 가르쳐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독립전쟁방략, 외교방략 그리고 애국계몽방략이 대등한 중요성을 가지는 세 가지 독립투쟁 전략이었다는 내용이다. 

 

제105주년 3·1절인 1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4.3.1 연합뉴스

분명하게 말하는데, 일제강점기에 그 어떤 독립운동세력도 우리가 일본제국주의와 독자적으로 전쟁을 벌여 조국의 해방을 이뤄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았다. 

당시 임시정부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세력의 방략은 향후 일본제국주의가 팽창주의를 거듭한 끝에 미국이나 러시아와 전쟁이 벌어질 경우, 우리도 일본과의 전쟁에 미국이나 러시아의 연합군으로 참전하여 승전국으로서 독립을 쟁취해내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독립운동세력은 무장독립투쟁과 외교투쟁을 병행했던 것이다. 

반면, 일제강점기 당시 국내에서 소위 애국계몽운동이라는 것을 내세웠던 이들은 결국 일제와 타협했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일제는 투항(협력) 또는 죽음의 양자택일을 강요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일제와 공존하면서 온건한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사교과서는 일제강점기에 국내에서 애국계몽운동으로서 독립을 준비하고 내실을 길렀던 세력이 있었으며, 그들이 해방 후에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6.25 사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뤄냈다는 식으로 가르쳐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와 대적하지 않았다면 일제에 투항하여 협력했던 것이다. 생사를 다투는 적과의 사이에서 투쟁과 투항 외에 중도의 태도는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국사교과서는 어째서 국민들에게 진실이 아닌 것을 가르쳤던 것일까? 그 이유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소위 주류가 일제와 타협했던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언론이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대다수 보수언론들은 일제에 협력한 부역자들이었고, 그 원죄는 해방 후 80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국과 민족 앞에 고해를 통한 용서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용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원죄를 지우는 방식으로 과거사를 청산하고자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들은 용서받을 수 없고 단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가지 요소 중에 대한민국은 신뢰받고 존중될 수 있는 언론이 거의 없는 기형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비극인데, 반면 이는 창조를 위한 최대의 도전이기도 하다. 우리는 결국 새로운 시대의 목탁이자 소금인 새로운 형태의 언론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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