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든 대통령
나라경제 풍전등화인데 '못질' 할 곳만 찾고 있어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 7월 정기보고서를 통해 2023년 한국 경제가 1.4%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대비 한국은 0.1% 하향조정 하였으나 전 세계 주요국들은 상향조정을 하였다. 하다못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조차 경제 전망치를 상향조정하였는데 우리나라는 하향조정을 한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한 유일한 나라
올해 우리나라의 1%대 성장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해외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가 내년에도 1%대 저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8월 14일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밝힌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의 전망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는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 저성장을 경험하는 것이다. 2년 연속 1%대 저성장은 6.25 전쟁이 끝나고 경제가 새로 태동한 1954년 이후 처음인 것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민 1인당 나라빚은 가계부채까지 하면 약 5800만 원으로 역대 최고로 치솟았으며 부채의 대부분은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빚내서 부동산을 사라는 정책을 부추기고 있으며, 부자감세로 세수가 펑크나고 적자재정이 심각한데도 부동산 부양을 위해 국채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부동산 부양에 올인하는 정부를 비웃듯 부동산PF 문제가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지난 2023년 6월 말에는 2.1%까지 뛰어 역대 최악의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언론은 연일 윤비어천가를 부르며 태평성대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우리 경제가 사실은 지금 큰 병이 들어 곧 중환자실에 들어갈 상황인 것이다.
인플레는 이미 소득증가율을 한참 넘어 고공행진 중이고, 고환율에 각종 공공요금의 급등으로 서민가계는 허리가 휠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고작 30%대 지지율에 맴도는 윤석열 대통령은 뜬금없이 이념전쟁을 선포하고 나머지 국민들을 대상으로 협박정치를 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겁박하는가 하면, 세금을 펑펑 써가면서 일본 정부 대신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는 선전선동을 하고, 카르텔 놀이에 푹 빠져 야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노동계를 적대시하고, 공산전체주의라는 해괴한 단어를 들고나와 민주화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서슴지 않고 훼손하고 있으며,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연구개발예산마저도 삭감하며 ‘카르텔’ 망치질을 해대고 있다.
집을 고쳐야 하는데 망치질만 해서야 되겠나
사상 유례없는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살뜰하게 대기업, 부자감세를 멈추지 않고 미래 예산, 서민 예산, 사회적 약자 예산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삭감을 해대고 국정의 한 축인 야당을 아예 적으로 취급하며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어느 것 하나 심각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철 지난 이념전쟁과 우리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오히려 우리나라를 중병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브라함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망치를 들고 눈을 부라리며 어디 박을 못이 없나, 온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듯하다. 서민, 노동자, 사회적 약자, 야당 정치인 등 자기편 외에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야 무슨 문제를 풀 수 있겠나. 불어닥칠 태풍을 대비해 집을 고쳐야 하는데, 못질 하겠다고 망치만 들고 나대는 꼴 아닌가. 망치를 든 사람의 눈에 못 이외의 무엇이 보이겠는가.
나라 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망치를 내려놓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힘쓰기를 바란다. 만일 계속 망치를 휘두르다가는 결국 그 망치로 본인의 손까지도 찍을 날이 올지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