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검사 출마' 반발…주호영 "현역 무소속 출마 가능"
홍준표 "검사들 대거 나오면 선거 망해"
주호영 "공천 탈락해도 다시 선택 받아야"
PK, 박성근·주진우 등 구체 지역까지 거론
하태경 "검사 대거 영입, 당 자체 망할 것"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국민의힘 유력 지역에 검사 출신들이 무더기로 공천될 것이라는 전망이 국힘당 내외에 파다한 가운데, 주호영 의원과 홍준표 시장, 하태경 의원 등 지역 현역 정치인들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주호영 "공천 탈락해도 다시 선택 받아야"
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은 지난 25일 대구 MBC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사 출마로 인한 대거 물갈이설에 대한 앵커의 질문에 2016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대구·경북도 공천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지 말고, 일을 잘하면 공천을 받지 않더라도 지역민들이 다시 선택하는 케이스가 많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주 의원은 "그래야 중앙정치의 눈치만 본다든지 권력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소신 발언을 안 한다든지 하는 일이 없어진다"며 "공천이 잘못 됐다든지, 어떤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정말 괜찮은 정치인이라면 다시 당선시켜주는 경우가 많아져야 전체적인 분위기와 풍토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듣기에 따라서는 무리한 공천이 시도된다면 자질이 충분한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말로 들린다"고 되묻자 주 의원은 "무소속이 그렇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야만 공천권을 장악한 사람들이 함부로 '저기는 공천만 주면 찍어주더라' 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의 '총선 검사 대거 출마설'에 대해 현역 국힘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전혀 부인하지 않으면서 지역 유권자의 불복종과 무소속 출마 의원들에 대한 지지를 권유한 것이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방송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저조한 점을 강조하며 정권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과 소통 문제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적 자세를 보였다.
홍준표 "검사들 대거 나오면 선거 망해"
이에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사 대거 출마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지금도 검사 정권이라고 공격을 받고 있는데, 검사들이 대거 나오면 선거 되겠어요? 전국적으로 망하지"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 시장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 등 법조계 인사를 대거 공천할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는 기자의 질문에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하고, "검사는 선악을 가리는 직업이지만 정치판에는 선악이 공존한다"며 "평검사나 부장검사는 모르겠지만 검사장까지 하면 정치판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있은 지 이틀 뒤인 13일 홍준표 시장은 전광훈 목사 논란과 관련해 상임고문에서 해촉됐다.
또한 대구 초선 의원으로 국힘당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강대식 의원도 26일 지역언론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TK 물갈이와 검사 무더기 공천설이 떠돈다"는 질문에 대해 "검사 출신 낙하산은 우리 대구에는 안 왔으면 좋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PK, 박성근·주진우 등 구체 지역까지 거론
부산·경남의 경우는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된 검사 출신 공직자 중 부산·경남 출신이 유독 많은 까닭에 일반론적인 가능성 정도로 거론되고 있는 TK와 달리 구체적인 인사와 지역구까지 지목되며 '검사 대거 출마설'에 휩싸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용된 검사 출신 고위공직자 중에서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박민식 보훈처장,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등이 부산 혹은 경남 지역 연고를 가지고 있다.
이 중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부산 중·영도구,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수영구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북·강서갑에서 18대·19대 재선의원을 지낸 뒤 20대·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연속으로 패배한 박민식 보훈처장의 출마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하태경 "검사 대거 영입, 당 자체 망할 것"
또한 부산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역임한 이후 2013년부터 총선 출마를 노렸으나 번번이 실패한 바 있는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꾸준히 도전해온 해운대 지역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석동현 처장의 도전을 받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 검사 출신이 한 50~60명 되지 않는가. 그러면 우리 당 망한다. 당 없어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 의원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되지만 당론으로라도 새로운 검사 출신은 엄격하게 숫자로라도 제한을 해야 한다"며 "안 그래도 지금 민주당이 검찰 공화국이다. 검사 정권이라고 프레임을 걸어놨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당까지 검사당이라고 돼 버리면 총선에서 그냥 참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