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함부르크 총영사의 3·1절 기념사 대독에 대해 묻는다
정기홍 총영사님, 안녕하십니까.
총영사님께서 윤석열 대통령의 3·1 절 기념 연설문을 함부르크의 3·1 절 기념행사에서 대독하셨다는 것을 재외동포신문의 기사로 알게 됐습니다. 그에 대한 이곳 동포들의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 이 글을 드립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3·1 절 연설문으로 한국 내에서 격렬한 비판과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총영사님께서도 인지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연설문 가운데 저희가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 중 일부를 말씀드립니다.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변화하는 세계사의 변화를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다르지 않습니다."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과 1919년 5월 30일 매일신보에 게재된 이완용의 글은 너무도 닮았습니다.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키 위한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조선 탓이고 식민지가 되는 게 세계적 흐름에 맞는 우리의살 길이다."
2023년 3·1절 연설문을 들으면서 이완용과 이토 히로부미가 되살아 왔나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일본은 약육강식의 군국주의로 조선을 약탈한 강도이고, 3·1만세운동은 그 강도의 압제에서 벗어나자는 독립의 정신입니다. 이완용과 윤석열 대통령의 논리라면, ‘약한 자, 준비가 되지 않은 자는 강도질을 당해도 보호받을 권리가 없다’는 것이 됩니다. 대한민국은 약육강식, 무법의 나라입니까? 어떻게 왜곡된 역사의식으로 사죄도 배상도 않을 뿐더러, 대한민국의 대법원 판결마저 무시하는 강도들과 협력 파트너가 되자는 의식이 독립정신과 같을 수가 있습니까? 일본의 ‘도움’을 받아 근대화하기 위해 차라리 식민지의 노예로 사는 것이 대한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 독립정신이라고 해석하는 이 어불성설의 식민사관을, 조선총독부가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일본은 대한민국 주요 산업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 반도체 소부장의 수출을 일방적으로 차단했고, 아직도 그 정책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한국을 '대동아공영권‘의 돌격대로 끌어들여 한반도의 전쟁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며, 이제는 노골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동해가 아닌 ‘일본해’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이 협력국가이고 파트너국가입니까?
104년 전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간 우리의 선열들은 애국지사, 독립투사이기 전에 대한의 독립을 간절히 원하는 평범한 민중이었습니다. 이러한 거국적인 민중의 3·1 대한독립 만세 운동을 힘입어 민주공화정을 천명하는 임시정부가 상해에 세워질 수 있었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에는 그 정신이 담겨져 있습니다.
총영사님께서 아무런 여과 없이, 더구나 우리의 미래인 어린 학생들 앞에서 이런 식민사관에 근거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공표하셨다는 사실을 저희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는 국민들도 보고 듣고 읽고 스스로 판단하는 나라의 주인입니다.
여기 이름을 올리는 저희 동포는
• 2023년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에 담긴 식민사관을 규탄하며
•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군국주의로의 회귀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동반자’ 로 호도하는 것을 거부하며
•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 굴종적인 대일외교를 당장 멈추기를 촉구합니다.
• 규탄문에 대한 답변을 메일 서면으로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3월 5일, 함부르크,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브레멘
김미숙, 김복녀, 김숙형, 홍숙희, 조한옥, 박은경, 오주연, 신영주, 송현숙, 오명숙, 서금자, 고시종, 김영희, 최애자, 윤지원, 백미화, 이은희, 이승연, 김혜정, 강여규, 허영삼, 이월선, 강혜림, 김희정, 김승연, 이은경, 노왜만, 전의경, 이미래, 강성범, 정현옥, 서의옥, 윤운섭, 최영숙, 김진향, 오복자, 김현숙, 김순임, 박정숙, 신사순, 김영옥, 송금희, 김은주, 김지연, 김예진, 김일룩, 김희숙, 남동희, 정금순, 김아일, 김경태, 이윤덕, 윤영탁, 윤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