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이번주 기소…건진법사·통일교 인사 줄소환

특검팀 '통일교 자금줄' 포함 5명 소환·조사 

관련자 진술에도 '모르쇠' 김건희 27일 재소환

구속 받아들인 전성배…대질신문도 가능

민주당 "김건희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

2025-08-25     김민주 기자
김건희 씨가 탑승한 호송차가 25일 김 씨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5.8.25.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가 건진법사 청탁·국민의힘 당원 가입 등 각종 의혹으로 통일교를 전방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25일 김건희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이모 청심수련원 원장, 김모 효정글로벌통일재단 이사장,  통일교 전 한국협회장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실상 통일교 고위 간부를 모두 소환한 셈이다.

김 씨는 특검팀 조사에 묵비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김 씨를 이번 주 중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씨에게 '김건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고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특검팀 조사에 협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모 청심수련원 원장과 김모 효정글로벌통일재단 이사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씨를 향해 "국민 앞에 진신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김건희 씨, '건진법사' 전성배 씨, 이모 청심수련원 원장, 김모 효정글로벌통일재단 이사장, 통일교 전 한국협회장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지난 지난 12일 구속된 이후 네번째 소환조사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18일 21일 총 세 차례 김 씨를 불러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 씨는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김 씨를 태운 법무부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 36분 특검팀 사무실 건물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조사 후 김 씨를 지난 23일 출석을 통보했지만, 김 씨가 건강 악화를 호소해 불출석 했다. 특검팀이 25일 조사 일정을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조사에서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100여 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김 씨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해서 준비한 질문의 절반 정도밖에 진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 씨는 2022년 4월에서 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교단 현안 청탁을 목적으로 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 씨를 통해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별검사팀 출범을 앞두고 우울증 등 지병을 이유로 입원했던 김건희 씨가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는 휠체어에 탄 채 퇴원하고 있다. 2025.6.27. 연합뉴스

김 씨는 통일교와 관련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씨가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하며 인삼차를 잘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씨는 이에 대해서 '인사치레'였고 실제로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조사에서 특검팀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을 제시하며 김 씨를 압박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김 씨의 구속 기간이 이달 31일에 끝나는 만큼 이번 주 중 기소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씨에게 통일교의 선물과 청탁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도 불러 조사한다. 전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

전 씨는 2022년 4~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건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씨에게 전달해준 혐의를 받는다.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됐다.

전 씨는 여태까지 통일교 측으로부터 물품과 청탁성 요구를 받은 적 있지만 이를 김 씨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전 씨가 지난 21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하고 구속을 받아 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특검팀 조사에 협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김 씨와의 대질신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씨 측은 당시 "본인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고, 당연히 본인도 잘못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구속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영장심사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들어가고 있다. 전씨는 2022년 4∼8월께 윤모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과 함께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을 받은 뒤 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25.8.18. 연합뉴스

특검은 이모 청심수련원 원장과 김모 효정글로벌통일재당 이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원장은 청심교회 대표도 함께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산하의 청심교회와 효정글로벌통일재단은 각종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통일교 윤 전 본부장의 '자금줄'로 알려진 기관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 김 씨,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유착 관계' 의혹과 관련한 각종 자금의 출처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전 씨와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의혹을 파헤치려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을 지난 18일 소환해 통일교가 정치권과 연루된 경위 전반을 조사했다. 관련자 조사를 통해 2021년 12월 윤 전 본부장을 권 의원에게 소개한 인물이 윤 전 부회장이라고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각 지역을 담당하는 지구장들이 교단 차원의 지원금을 받아 국민의힘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씨를 향해 '더 이상 묵비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신을 밝혀달라'고 했다. 민주당 문대림 대변인은 "김건희 특검팀이 오늘 김건희와 건진법사 전성배 조사에 나선다"며 "구속된 김건희의 소환조사는 오늘로 벌써 네 번째다. 그러나 그동안 김건희가 보여준 태도는 오직 묵비권 행사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의혹과 분노 앞에 끝까지 입을 닫고 버티는 모습은 피의자로서 최소한의 도리조차 저버린 파렴치한 도피 행태"라며 "이는 곧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언제까지 국민이 이런 뻔뻔한 기만을 지켜봐야 하냐"고 했다.

문 대변인은 "건진법사 전성배조차 사실상 수사에 임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김건희도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해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특검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김건희 여사의 범죄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진실 앞에 특권은 있을 수 없으며, 법 앞에 예외란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은 더 이상 기만과 회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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