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은 한반도 평화 중재자로 나설까

주목받는 이 대통령-유흥식 교황청 장관의  만남

2025-07-08     장정수 언론비상시국회의 집행위원, 전 한겨레신문 편집인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하고 있다. 2025.7.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7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가톨릭 청년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 예정인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과 더불어 북한 방문 가능성을 언급하며, “교황께서 한국에 오시는 길에 북한도 방문하신다면 얼마나 뜻깊겠습니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가능하다면 2027년 방한 전에 저도 교황을 알현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덧붙이며, 레오 14세 교황과의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은 그가 경직된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과 비전을 비전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유흥식 추기경은 진보적 가톨릭 지도자로서,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투쟁에 적극 동참하며 사회적 약자와 환경, 한반도 평화에 헌신해온 사제입니다. 그는 12.3 계엄 사태 직후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헌법재판소의 판결 지연 시기에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으로 헌재에 호소한다”며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당위성을 강조한 그의 담화는 정의와 양심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유 추기경의 이러한 행보는 그가 단순한 종교 지도자를 넘어,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평화의 사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날 면담은 레오 14세 교황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 추기경은  이날  면담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되었을 때,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며, “2027년 교황의 방한 시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을 상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전했습니다. 이 말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교황청 내부에서도 그의 선출 당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2014년 한국을 첫 아시아 방문지로 선택하고,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교황청에서 성대히 거행하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받고 “공식 초청이 오면 무조건 응답할 것”이라며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비록 당시 방북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는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교황청의 평화 중재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2014년 쿠바-미국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양국 정상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대화를 촉구하고, 바티칸에서 비밀 회담을 주선하며 단절된 외교관계 복원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에서 열린 청소년 여름 캠프 참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 7. 3 EPA 연합뉴스

최근 레오 14세 교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종식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며, “진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황청의 도덕적 권위와 외교적 신뢰는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로서 레오 14세 교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에 나서는 신호탄이 될 뿐 아니라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평화 분위기 조성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특히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연계된 교황의 방한 및 방북은 국제사회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남북 모두에게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 가톨릭계가 총력을 기울여 준비 중인 이 행사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며, 이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과 레오 14세 교황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헌신이 조화를 이룬다면, 한반도에 전쟁 없는 평화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는 희망이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행사를 넘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감동적이고 고귀한 첫걸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역사적 순간을 계기로, 한반도가 평화와 화해의 땅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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