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시 여의도 "내란세력 극복이 경제살리기"
파란 풍선으로 뒤덮인 광장서 마지막 선거 유세
내란 극복, 민주주의 회복, 주식시장 정상화 약속
"국가 존재 이유는 국민 생명과 안전 지키려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민주적인 나라 만들자"
'내란 종식'의 상징적 장소인 여의도 광장이 파란 풍선과 파란 응원봉 물결로 뒤덮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마지막 유세 장소로 여의도 광장을 선택했고, 시민과 지지자 4만 명(주최 쪽 추산, 경찰 쪽 추산 2만 명)이 여의도 광장에 모여서다. 이재명 후보는 연설에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란 세력을 완전히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란 극복' '민주주의 질서 회복'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경제 살리기' '주식시장 정상화' '문화 선진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자들은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에 마련된 유세 단상에 오르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 후보는 먼저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지난 12월 3일 밤 얼마나 놀랐냐"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우리 국민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어두운 내란의 밤을 작지만 소중한 빛으로 환히 밝혀 헌법, 민주주의, 나라, 우리 모두를 구했다"며 "내일은 투표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내란의 어두운 밤을 걷어내고 희망의 새해 아침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대통령 선거날인 6월 3일을 맞을 수 있게 된 것은 '내란의 밤'에 국회로 달려와 경찰에 항의하고 맨손으로 장갑차를 막은 국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그때 12·3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면 내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 날'은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도 알 수 없다. 이 후보는 "한강 작가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 것"이라며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계엄군에 맞서 싸웠던 시민군과 민주주의를 염원했던 광주 시민의 강렬한 투쟁이 우리를 행동으로 이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가 미래의 후손을 돕고 그들을 구해야 할 때"라며 "내일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역사적인 분수령"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의 아바타, 전광훈의 꼭두각시가 승리하면 윤석열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파란색이냐, 빨간색이냐,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 이재명이냐, 아무개냐의 대결이 아닌 우리 국민과 내란 세력 간의 정면 대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내란의 밤에 국회로 달려오는 그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힘을 내어달라"며 "응원봉을 들어서 탄핵을 외치던 그 간절한 마음으로 내란을 완전하게 종식시키자"고 말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국가의 존재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꼽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규칙을 지키면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먹고 사는 걱정이 없어야 한다. 이 후보는 "민생·질서유지·안보 이 세 가지가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이 세 가지를 모두 외면한 것이거나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며 "안보는 공동체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것인데, 싸워서 이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안보를 이용했다.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서 군사 도발을 유인했다. 남북 관계는 1972년 남북공동성명을 체결한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고 할 정도였다. 남북 연락망이 지난해 모두 차단됐다. 한국의 안보가 불안해지니 경제마저 흔들렸다. 윤석열 정부는 여기에 더해 '이채양명주'인 이태원 참사, 채수근 상병 사망 사고,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주가 조작 등의 불법 범죄 의혹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비호하고 윤석열 탄핵을 반대했으며 사법부 폭동을 옹호했다. 대한민국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민생이 파탄나고 경제가 폭망했다.
이 후보는 "정치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서 불확실성을 키우니 경제가 좋아질 리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역대 최악의 경제 무능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경제성장률은 0%대로 추락했다. 생산과 소비 수출이 모두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 세력이 다시 부활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우리 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는 "망가진 경제를 다시 회복하려면 정상적인 민주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며 "역성장하는 경제를 다시 회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내란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세력의 복귀는 경제 폭망의 길이고 내란 세력의 심판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말에 환호로 화답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크게 ▲내란 극복 ▲민주주의 질서 회복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경제 살리기 ▲주식시장 정상화 ▲문화 선진국을 만드는 것을 약속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비상경제 대응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해서 단기 응급 처방과 중·장기 대응책을 확고히 마련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기업 대주주의 횡포가 가능한 잘못된 제도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해결은 어렵지 않다. 주가 조작을 해서 돈을 벌면 몇 배를 토해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명확한 산업·경제 기업 정책을 제시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지원하고 투자하고 육성하겠다"며 "첨단 기술산업과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강점인 문화 산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 전 세계인이 한국말로 노래하고 드라마와 영화를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편을 갈라 싸우거나 혐오하고 증오하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합의 시대에 대통합의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평화롭고 안전한 민주적인 나라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원하는 나라는 '상식적인 세상' '평범한 사람이 억울하지 않은 세상' '모두가 공정하게 대우받는 세상'이다. 그는 "나는 온갖 위기와 공격을 이겨내며 여러분의 힘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칼, 펜, 법으로 죽이려 했지만 항상 국민이 나서서 나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죽음을 면하고 다시 살아났을 때 나의 삶은 덤"이라며 "나를 살려준 이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나머지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는 누구도 타인을 억압하고 타인의 노동 결과를 빼앗아서 호의호식하자고 하지 않았다"며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합리적인 세상이라면 꿈을 꿀 수 있다. 이 나라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제대로 쓰여진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함께 만들자"고 했다.
이 후보는 연설이 끝나자 그 자리에서 바로 지지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불렀다. 애국가를 다 부르고 난 뒤 지지자들에게 큰절하고 퇴장하며 마지막 유세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