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대응 실패에 거짓 발표까지…군 왜 이러나

‘대통령 경호 비행금지구역 침범’ 부인했다가 말 바꿔

이재명 "안보 참사" 윤석열에 대국민 사과, 문책 요구

거듭된 거짓 발표·해명…군의 명예·신뢰 땅에 떨어져

2023-01-05     이유 에디터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된 합참이 국방위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관련 자료. 2022.12.28 [국회 국방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이튿 날인 12월 27일 군은 북한 무인기 1대가 용산 대통령실 일대 상공까지 넘어온 정황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용산 상공을 비행한 항적은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틀 후 야당 의원이 P-37 침범 가능성을 제기했을 때도 군은 “침범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데 이어,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까지 다시 한번 강하게 부인했었다.

특히 합참은 12월 2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와 31일 발표에서도 “적 무인기는 P-37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29일 적 소형무인기 대응 및 격멸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20㎜ 벌컨포를 운용하는 장병들. 2022 12 29 [합참 제공] 연합뉴스 

그러나 군의 이 같은 발표는 5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로 거짓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 결과 서울에 진입한 적 소형 무인기 1대로 추정되는 항적이 P-37의 북쪽 끝 일부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합참 설명을 종합하면 무인기 침범 당시 서울 상공 감시 레이더에는 무인기 항적이 일부 잡혔으나 탐지와 소실을 반복하면서 항적이 점 형태로 나타난 탓에 작전요원들이 이를 무인기로 평가하지 못했고, 나중에 전비태세검열실의 분석을 통해 P-37 침범으로 평가하게 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중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해 총제적 대응 실패란 비판을 받았던 군이 북한 무인기의 P-37 침범과 같은 중대한 안보 상황에 대해 몇 차례나 거짓 발표와 해명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군의 명예와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구세군 중앙회관에서 열린 2023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5.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군 통수권자는 대국민 사과 하십시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정밀 분석 전까지 P-37이 뚫린지도 몰랐던 무능한 군 당국의 작전 실패와 허위 보고야말로 최악의 이적행위”라면서 “군 통수권자라면 유례없는 안보 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책임자의 무능과 기망을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작전 실패를 불러올 수 있는 군 당국의 ‘작전 관련 허위 보고’는 군기 문란으로 규정하고 엄중한 귀책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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