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수준 민심에도…윤석열 “임기 채우겠다” 공언

"국민과 민생만 신경 쓰지 지지율 신경 안 써"

"2027년 5월 9일 임기 끝까지 힘 쏟아낼 것"

지지율은 신경도 안 쓰면서 '임기는 끝까지'?

민주 "민의 거부하겠다는 고집불통으로 들려"

2024-11-07     김민주 기자
지난 4일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11월 1주 차 전화면접 정기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18.2%, 부정 81.3%를 기록했다. 2024.11.04. 여론조사 꽃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루가 멀다고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은 '민생과 국민을 신경 쓰지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지율이 국민이 보내는 메시지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걸까. 이 와중에 국민의 마음도 모르고 임기를 끝까지 마칠 거라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탄핵 저지선'이라 불리는 20%대에서 붕괴됐다. 지난 4일 여론조사 꽃이 발표한 11월 1주 차 전화 면접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긍정 18.2%, 부정 81.3%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긍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포인트(p) 하락했지만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1.3%p 더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 대통령의 답변은 국민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만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한 기자가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가 전광판을 보고 운동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선수가 경기에 임할 때 '점수'만 신경 쓰면 안 되는 것처럼 자신도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지율 1%더라도 한다'는 윤 대통령의 전형적인 불통 이미지를 또 재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내 마음이 바뀐 것은 없다"며 "어떤 칼럼에는 '이제 전광판 좀 보고 뛰어라'고도 했는데, 수치가 전부는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말 윤 대통령은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 전광판을 안 본다는 대통령은 곧이어 정부의 개혁 과제를 설명하며 지지율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놨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의 여론조작을 의식하듯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여론을 (움직이는) 꼼수 같은 것은 쓸 줄도 모르고 체질에도 안 맞는다"면서, "아마 유연하고 변화를 주면서 일을 하라는 의미 같다. 개혁 추진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서 국민의 속상함을 살펴 가겠다" "하여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또 미래세대를 위해서 정말 좀 강하게 싸우면서도 가야 할 부분과, 국민들의 어떤 이 마음을, 불편을 최소화하고 잘 살펴 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들을 좀 잘 가려서 한번 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남은 '임기 완수'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2027년 5월 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며 "남은 2년 반 동안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첫해의 불통 발언을 떠올리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22년 7월 4일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부정평가 50.2%, 긍정평가 44.4%)가 나오자,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장담한 바 있다. 당시 야권에서는 대통령에 대해 "권위주의적"이라며 "국민들과 함께 하려는 의지는 없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했다.

불통은 2년 반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일갈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옹졸하고 대책 없는 대통령의 모습도 부끄럽다"며 "'지지율 올리는 꼼수를 쓰지 않겠다'는 말도 결국 민의를 거부하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고집불통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겠다며 불통 이미지를 보인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19%로 나왔다. NBS 조사 기준으로 국정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었다.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7%p 오른 74%로, 같은 조사에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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