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갈등 극복한 유럽 국가들 사례 집중 공부할 계획

가족 함께 출국해 1년 정도 체류…내년 총선 뒤 귀국

민주당 일각서 '김경수 역할론', 본인은 전혀 뜻 없어

"수감 중 대화와 타협 통한 사회적 합의 방안 깊이 고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이다. 2022.12.28.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이다. 2022.12.28.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사면돼 출소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오는 5월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내분 격화와 관련해 '김경수 역할론'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김 전 지사는 현실 정치에 일절 관여할 뜻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측 인사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최근 지인들을 만나 "해외에 나가 세상을 보고 싶다. 특히 사회적 협약을 통해 내부 갈등을 극복한 경험이 풍부한 유럽 국가들을 찾아 사례를 연구하고 싶다"며 "영국에 근거지를 두고 독일과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도 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부인 김정순 씨와 20대 아들 두 명 등 가족과 함께 5월에 출국해서 1년 정도 머물고 내년 총선이 끝난 뒤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인사회 등의 주목을 피해 가급적 조용한 지역에서 연구와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김 전 지사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사양하고 있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도지사직을 잃은 채 복역하던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잔여 형기가 130일밖에 남지 않은(형 집행률 82%) 상황에서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적폐 세력까지 무더기로 풀어준 '사면 농단'을 벌이면서 김 전 지사를 구색 맞추기용으로 끼워 넣은 형국이라 김 전 지사 본인도 "이명박 전 대통령 들러리가 되는 사면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김 전 지사를 사면하면서 복권은 해주지 않아 2027년 12월 28일까지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여러모로 정치공학적 기획 사면을 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를 나서며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다.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토로한 뒤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에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제가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한 대목은 이번 영국행이 꽤 오랜 시간을 두고 구상돼온 것임을 시사한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6일 김해 율하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지지자 120여 명과 함께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영웅>을 단체 관람했다. 이때도 "교도소 안에 있는 동안 어떻게 하면 우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가 이번 유럽 현지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고질적 사회 갈등 문제의 해법을 찾고 유력 정치인으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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